김녀사네 장미 친구 뿌띠 이야기

“뿌띠라 불리지만 결코 작지 않은 존재”

by 김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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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녀사네 장미 친구 뿌띠 이야기>


“뿌띠라 불리지만 결코 작지 않은 존재”

:중형견의 시간은 소형견과 다르게 흐른다


엄마들에게는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친구, 함께 버텨온 동지가 있듯이, 저에게도 아기 때부터 강아지를 함께 키워온 반려견 양육 동지가 있습니다.

뿌띠와 장미가 바로 그런 사이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입양된 두 아이 덕분에, 옆집사는 뿌띠 엄마와 자연스럽게 아이와 강아지를 돌보는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교류를 해왔습니다.


뿌띠는 유기견으로, 아주 어린 시절 지금의 가정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유기견이었던 뿌띠의 정확한 나이는 알 수 없었고, 비슷한 시기에 장미와 친구가 되었기에 우리는 그냥 ‘장미 나이로 퉁 치고’ 지금까지 함께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금은 나란히 노령기를 바라보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소형견과 중형견의 시간은 정말 다르게 흐르는 걸까요. 장미가 이제 막 시작한 건강검진과 치과 관련 관리들을, 뿌띠는 이미 몇 해 전부터 겪어왔다고 합니다. 이제는 옆 동네로 이사 간 뿌띠를 만나는 시간은 산책길에서뿐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인사는 안부 인사가 아니라 강아지의 건강 상태를 묻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강아지들이 어느새 사람 나이로 치면 우리의 나이를 훌쩍 앞선 ‘으르신’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짧은 다리가 매력적이고, 뿌띠라는 이름과 달리 결코 작지 않은 육중함을 지닌 중형견, 우리 뿌띠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뿌띠 어머니, 뿌띠와 처음 만났던 순간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뿌띠를 처음 만난 곳은 시 보호소 사이트였어요. 사진 속에서 보이는 귀엽고 깨발랄한 모습에, ‘아, 이 아이는 꼭 내가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보호소로 향했죠.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이미 제 앞에 두 명의 대기자가 있더라고요. 속상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고 발만 동동 굴렀는데, 저의 간절함을 하늘이 알았는지 앞선 두 분이 입양을 포기하면서 결국 제가 뿌띠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뿌띠와의 동거는 생각처럼 쉽지 않았어요. 강아지를 키워본 적도, 관심도 없었던 남편은 처음엔 탐탁지 않아 했거든요. 시간이 흘러 지금은 누구보다 뿌띠를 애잔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런 시절도 있었네요.


‘뿌띠’라는 이름은 보호소에서 데려온 첫날 정했어요. 당시 아이들과 햄스터를 키우고 있어서, 햄스터 이름에서 따 처음에는 ‘쁘띠’라고 불렀죠. 그런데 부르다 보니 막내딸이 “쁘띠보다 뿌띠가 더 정감 가는 것 같아”라고 해서, 지금의 뿌띠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뿌띠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처음 실감한 순간이 있었나요?


나이를 먹고 있다는 걸 실감한 건 흰털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을 때였어요. 웰시코기는 원래 흰색과 갈색이 반점처럼 어우러진 털을 가진 견종인데, 어느 순간부터 갈색 털 사이로 흰털이 올라오는 걸 발견했거든요.

그때 문득, ‘아, 뿌띠도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형견으로서 노령기를 맞이하며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고민은 건강에 대한 걱정, 그리고 언젠가 떠나보낼 순간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에요. 이런 마음은 최근 뿌띠에게 노령견의 징후가 실제 신체적 질병으로 나타나면서 더 커진 것 같아요.


어느 날 아침, 뿌띠가 혈변을 보기 시작했어요. 너무 놀라서 뿌띠를 안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죠. 진단은 췌장염이었습니다. 상황이 급박했고, 장기간 입원을 해야 했던 경험이 저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퇴원 후 뿌띠의 일상은 많이 달라졌어요. 사료는 췌장염 전용 사료만 먹어야 하고, 간식 하나를 줄 때도 성분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게 되었죠.

‘아, 이제는 관리해 주며 살아가야 하는 시기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만 더 천천히 나이를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씁쓸해지기도 했어요.


이런 걱정은 특히 산책할 때 더 커집니다. 요즘은 누가 듣든 말든, 산책하며 “아프지 말고 가야 한다”, “아프면서 오래 살지 말고, 아플 거면 조금만 아프다 가”라는 말을 혼잣말처럼 하게 돼요. 이런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뿌띠는 짧은 다리를 씰룩이며 앞서가기 바쁘네요.


노령기를 준비하며 뿌띠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하루에 두세 번은 꼭 산책을 시켜주려고 하고, 집에 오면 항상 먼저 아는 척을 하며 챙겨주려고 해요.

그리고 아프면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바로 병원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예전보다 건강과 관련된 걱정과 고민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보다는,

“오늘도 산책 잘했다.”

“오늘도 별 탈 없이 잘 보냈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노령기에 접어든 뿌띠를 바라보며 보호자의 마음에는 어떤 감정이 자리하고 있나요?


‘얼마나 더 같이 지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웰시코기 중에는 15살이 넘도록 사는 친구들도 많잖아요. 뿌띠를 보며, 15살까지 산다면 지금까지 함께한 시간만큼은 더 같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다가도, 아프면서 오래 사는 건 뿌띠에게 너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마음이 참 복잡해집니다.


최근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던데요?


어쩌다 보니 고양이 집사가 되었어요.

‘예나’라는 고양이를 처음 만난 건 집 근처에서였습니다. 어떤 아이가 고양이와 놀아주는 모습이 참 따뜻해 보여서, 저도 용기를 내 몇 번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 아이와 유독 교감이 잘 되는 것 같아, ‘혹시 데려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고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그 고양이는 여전히 추운 겨울밤을 혼자 보내고 있었어요. 데려올 수도,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마음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8년 전 뿌띠 입양을 반대하던 남편이 먼저 “집 근처에 나를 잘 따르는 고양이가 있는데, 데려와도 될까?”라고 묻더라고요.

정말 할렐루야였죠.


그날부터 길고양이 출신, 하이에나처럼 생존력 강한 고양이는 뿌띠와 함께 동고동락을 시작했습니다. ‘예나’라는 이름도 ‘하이에나’에서 따온 거예요.

어쩌다 보니 며칠 뒤 죽어가던 새끼 고양이까지 한 마리 더 데려오게 되며, 뿌띠에게는 고양이 동생이 둘이나 생겼답니다.

그 죽어가던 새끼 고양이는 ‘쭈꾸미’에서 따온 ‘꾸미’라는 이름을 갖게 됐어요. 아플 때는 먹는 이름을 지어야 오래 산다는 말에, 온 가족이 만장일치로 정한 이름입니다.


뿌띠 어머니가 전문가에게 가장 묻고 싶은 질문은 무엇인가요?

요즘 제 상황에 맞춰 가장 궁금한 건 뿌띠와 고양이들과의 합사 방법이에요.

먼저 온 예나는 생후 10개월 정도로 추정되는데 성격이 소심해서, 아직 뿌띠와 전혀 합사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반면 꾸미는 거실에서 뿌띠와 잘 어울려 놀고 있어서 큰 걱정은 없어요. 하지만 작은 방에 혼자 있는 예나가 마음에 걸립니다.

우리 집 터주대감 어르신 뿌띠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고양이 가족과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알고 싶어요.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고등학생이 된 지금, 뿌띠와 예나, 꾸미는 우리 부부를 웃게도, 울게도 하는 소중한 존재들이랍니다.



입양공고사진.jpg 뿌띠, 입양공고 사진


힌털이 늘어나는 중.jpg 흰털이 늘어 나는 뿌띠


KakaoTalk_20260109_115702404.jpg 하이에나아니고 예나


KakaoTalk_20260109_115805500.jpg 건강하자 꾸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