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은 될 거야! 그런데 어떻게?
회사는 업무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이 맞겠지?
이틀 후...
인사발령에 따라 근무지를 이동하게 된다.
내가 맡고 있던 업무는 동기가 맡게 될 것 같다.
이 전에도 그랬다.
본부에 3년 근무하면서 네 번의 업무변경이
있었다. 그중 두 번은 후임이 동기였다.
동기에게 인수인계를 할 때는 특히나 더
신경이 쓰인다. 그냥... 동기니깐...
잘은 모르지만 하나라도 더 쉽게 일을 하라고
꽤 많은 분량의 인수인계서 겸 매뉴얼을
만들어 주곤 한다.
이번에도 그랬다.
거의 일주일 동안은 매뉴얼 작성에 시간을
할애했었다.
다행히 그걸 받아 본 동기도...
메신저를 통해
정성이 듬뿍 담긴 게 느껴진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다행이다.
말 주변이 없는 나이기에 업무인수인계서가
그가 보기에 쉽게 느껴졌다니...
그리고 나머지 업무를 정리하며
쉽게 마무리를 하고자 했는데...
우려하던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건데...
팀장님께 퇴근쯤 보고를 했다.
실망스럽고 불안한 눈빛이 느껴졌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어떡하지? 휴~'
퇴근 시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도
팀장님과 나는 해답은 찾지 못했다.
내일.. 아니 오늘 출근하면 다시
그 문제가 거론이 될 것이고 해답을 찾아야 된다.
난 이틀 후면 인사이동이다.
내 전임자의 업무를 받았을 때도 이상이 생긴
업무가 있을 때...
난 아무런.. 군말 없이 처리를 했었다.
왜냐하면 누구나 실수도 하고...
떠나는 사람은 더 이상 미련도 없고
의욕도 없고...
또한, 나 역시도 그런 맘을 알고 있기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란 걸...
그런데 이틀 남은 기간 동안...
100% 해결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냥 남한테 피해주기 싫은 마음에
해결은 하고 가고 싶다.
그리고 오점을 남기는 게 더 싫은 마음이 더 크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좋은 관계였었지만 업무로 인해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줬다면 그 역시도
싫어할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느껴지기에...
그동안의 쌓였던 신뢰감이...
잠깐의 대화를 통해 한 순간 무너짐도 느껴졌다.
물론 내 잘못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그래도 이렇게 한 순간 의심을 받는다거나
뭔가 불안해서 못 믿는 반응을 보인다는 게
느껴지니 허무한 감정도 들었다.
나름... 진짜 있는 동안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는데...
한 순간의 실수...
충분히 이해는 된다.
왜냐하면 업무로 만나는 회사라는 공간이니깐...
남은 이틀...
실수는 꼭 만회하고 마무리 짓고 싶다.
사람과의 관계는 순간인 듯하다.
회사는 회사일뿐.
업무가 더 중요한 곳이니...
100가지 중에 99개를 잘해도 의미는 없다.
한 가지 실수를 하면 그건 민폐인 거니깐.
회사 경험을 해 본바로는
분명 어떤 식이로든 해결은 될 것이다.
죽으란 법은 없으니...
그런데 그 해결이 어떤 식으로 되는지가
중요한 듯하다.
죽은 듯이 지내면서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지금 이 순간 제일 간절한 바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