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집... 그래도 희망은 있다.
(언젠가는 꼭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다!!!)
고향인 포항에 본가가 있다.
(어머니 명의로 된...^^;)
어머니는 거의 10여 년 전에 손녀를 돌보기 위해
누나네 집으로 거주지를 옮겨 오신 상태다.
그래서 본가는 꽤 장기간 비어있고...
우리 가족들에겐 고향에 내려갈 때
한 번씩 편안히 쉴 수 있는 쉼터...
거의 별장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어머니께서는 그 집에 대해 항상 아쉬운감을
가지고 계신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 살게 된 곳.
부모님께서 생애 처음 마련한 자가.
그 당시에는 3층 아파트였지만, 16년 전에
재개발이 들어가 고층 아파트로 탈바꿈 해졌다.
재개발 기간 중에 어머니께서는 이리저리 이사로
보금자리를 옮기시며, 고생도 많이 하셨다.
그렇게 완공이 다 되고 나서 고대하던 새 집으로
입주를 하였으나, 새 거주지에서 기쁨을 만끽해 볼 수
있는 기간은 예상했던 것만큼
오래가진 못했다.
막내 조카가 태어나고, 돌봐주기 위해서
어머니는 누나네로 가시게 된 것이다.
그 시점이 벌써 12년 정도가 지났다.
간간이 본가에 가시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엊그제
진짜 오랜만에 다녀오셨다.
원래 집에 다녀오시면
편하게 잘 지내고 오셨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 편인데
이번엔 좀 달랐다.
"집이 많이 늙은 것 같더라. 그냥 넓은 펜션 같기도 하고...
진짜 많이 낡아서 마음이 안 좋네..."
어머니에게 그 집은 남다른 애착이 있는 곳이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남은 재산은 오롯이
집 한 채뿐이었고..,
그곳에서 우리 삼 남매를 키워오시는 등 다양한
추억들이 묻어 있는 곳이기에...
완공 후, 들뜬 마음으로 지내게 되었지만,
이렇게 장기간 비워두리라고는 예상을 못 하셨다.
이번에 다녀오신 이후로 꽤 실망감이 컸던 모양이다.
"집 짓고 나서 거기 산 것 보다 지금 누나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많은 것 같네.. 기분이 쫌 이상하네."
뭐라고 더 드릴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떤 위로의 말도 어머니께서 품고 계신 고민에는
털 끝만큼도 닿질 못한다는 감이 왔기에...
그냥 어머니의 푸념을 들어주는 게 가장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딱히 해결해 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에.
집을 전세나 월세를 주기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어머니께서도 중간중간 휴식을 위해 내려오셔서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어머니만의 공간도 필요하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고향으로 돌아가시고 싶다는 바람도 있으시기에.
자식의 입장에서는
그냥 혼자 지내시기보다는 자녀 누군가와 함께
북적북적 대고 지내시는 게 훨씬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어머니의 그런 심정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기에
그래서 우리 세 남매에겐 어떻게 해드리는 게 어머니에게
있어 가장 좋은 것인가에 대해
항상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항상 어릴 때부터 생각해온 건..
TV에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 대가족이 대저택이나
아파트 같은 동에 아래층, 위층에 부모님, 형제들이
같이 사는 모습을 보면
나중에 커서 돈을 많이 벌면 꼭
이렇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이런 꿈은 변함이 없지만...ㅎㅎㅎ
어떻게 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ㅋㅋ
진짜 꿈으로만 끝나지 않고
현실에서 이룰 수 있었으면 정말 행복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