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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혹시 그 쌍둥이 빌딩은... 없어졌나요?

63빌딩... 촌뜨기의 기억.

by 관돌

으리으리하다.

목이 뻐근할 정도로 아플 지경이다.


'왜 이리 높은 건물뿐이지?'

'이곳이 왜 좋을까?'


40년을 살아봐도...

아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 적이 없었다.


그곳은 바로 '서울'이다.

옛날 '서울의 달'이라는 드라마 주제곡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내 생각과 딱 맞는 노랫말이다.


너무 붐빈다.

사람들과 자동차로...

그래서 그런지 숨 막히고 답답한 느낌이다.


지하철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고들

하지만... 난 자가용을 운전하며 덜 막힌 도로 위를

달리는걸 더 좋아한다.


월요일부터 이틀째 서울 출장 중이다.

강남구 역삼동.


촌뜨기인 난.

강남, 역삼, 서초...

한강...

이런 지명만 들어도 위축이 된다.


'그 동네 비싼 곳 아냐?'

'오~ 강남! 젤 부자 동네?'


그런데 막상 와보면...

여전히 숨 막힌다.

차가 쌩쌩 달리고, 사람들의 걸음걸이엔

여유도 없어 보인다.


역시... 매번 이런 느낌, 감정들이 드는 걸 보면,

난 서울사람 되긴 그른 것 같다.


그리고 표준어를 들으면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아직은 사투리가 더 정겨운 느낌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서울 사람 되긴 글렀구나~

라는 생각만 드는 하루였다.


참... 그런데 웃긴 건...

나와 같이 교육받으러 온 사람 대부분이..

"대리님도 내랑 같은 생각이네요? 진짜 요기서

어째 사는지 참... 서울 사람들 신기하죠?"


과연..

우리의 이 대화를 들은 서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그 대답이 뻔하기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촌뜨기..


정감 있는 촌뜨기란 이 말이 참 좋은 하루다.


P.s 어렸을 때,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에

63 빌딩 옆에 있는 쌍둥이 빌딩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신기해서...

어느 쪽이 쌍둥이 빌딩이었던가?ㅋ

그런데 이번에 와서 또 놀랐다.

이제 쌍둥이 빌딩을 서울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이상하게 쳐다볼 것만 같았다.

아니 단 번에 촌뜨기라는 걸 알아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쌍둥이들이 곳곳에 넘쳐나는 것 같아서.

역삼동... 이것도 쌍둥이 아닌가?ㅎ

아쉽다. 옛 추억을 떠올려 볼 만한 게 없어서..

낭만이 읎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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