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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틀을 바라보는 시선..

by 관돌

스르륵~ 지지직~

신발 밑창에 따라서 마찰음이 변한다.

무게에 따라서 속도도 달라진다.

나이에 따라 기분도 달라진다.


어릴 적엔 멋 모르고 깔깔깔.

학창 시절엔 민망해서 쓴웃음.

어른이 됐을 땐,

나이 차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미끄럼틀에 대한 이미지다.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내려온 미끄럼틀로 다시 힘들게 올라가기도

하지만...


내려오는 건 찰나의 순간이다.

왜 힘들게 올라가는 걸까?


재밌으니깐?

힘들어도 슝~ 슝~

내려오는 재미를 알고 있기에

아이들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어릴 적에는 힘들지만

재미가 있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기를 쓰고

올라가서 5초 만에 내려와도

그저 깔깔대며 웃느라 바빴던 것 같다.


지금은

하라고 해도 못한다.

아니하기 싫어진다.

왜냐하면 힘들게 올라가서 그 짧은 순간

다시 내려오게 되는 그 허망감이 싫어서.


예전엔 재미라고 생각한 느낌이

이제는 허무함으로 바뀌어버린 거다.


아니 마치 인생에서 뭔가 잘못해서

미끄러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개별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이가 먹는다는 건...

그냥 현실에 익숙해진다는 것만 같다.


쓩~쓩~

이런 유쾌한 소리가 즐거워 탔었지만...


이제는

훅!

소위 한방에 훅 가버리는 섬뜩한 소리만이

귓가에 맴돌 뿐...


참 아쉽다.

이런 생각,

이런 현실에

물들어 있는 나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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