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잔한 인간이 되어간다.
눈치를 살핀다.
'왜 저래... 말도 없이 분위기나 잡고..'
조심스레 질문을 던진다.
"오늘 컨디션 별로예요?"
"기분이 안 좋아 보여요."
"어제 시험 잘 못 봤어요?"
"치통 괜찮아요?"
여러 가지 질문이 날아오지만 대답은 하나.
"괜찮습니다."
더 이상의 긴 대화는 불필요하단 생각만 들었다.
나 또한 이런 희한한 분위기를 만든 게 솔직히 불편
하고 답답하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이 상황이 더 편하게 느꼈기 때문에 만들었을 수도
있다. 아니... 원래 말 수가 없는 편이다.
그래서 내 입장에선 크게 차이나는 행동이나
분위기는 아니다.
아마 주변에서는 일체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겉도는 듯한 모습이 불편한 듯 보였다.
솔직히 어떤 텐션을 취해야 될지 어렵다.
아무렇지 않게 평소대로 받아주면
누군가는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친근함과 편안함... 재미라는 무기를 들이밀면서
아무렇지 않게 선을 넘나 든다.
큰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더군다나...
"형님, 과장님..."
나이나 직급도 많다.
겉으론 존칭을 써주지만,
비꼬면서 놀려댄다.
화를 낼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 선이 간당간당하다.
쪼잔해 보인다.
그렇다고 마냥 웃고 있을 수도 없을 것 같다.
요즘 말로 '긁힌다?'라고 해야 되나?
웃고 있으면 호구처럼 당하고.
무표정하면 '무슨 일 있어요?'
아마도 중간이 없는 내가 문제겠지?
그런데 또 웃긴 건...
시답잖은 농담을 선 없이 내뱉을 때...
웃으면서.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보네."라고 건네어보면.
"에이... 아닙니다. 만만하긴요."
"편하니깐 그냥 농담하는 거죠. 재밌잖아요."
음...
편안함?
재미를 느낀다?
농담으로 한다?
말이 참 쉽다.
아니 참 쉽게 말을 한다.
왜 자신의 재미를 위해 남을 갉아먹으려고 하지?
서로 재밌어야 웃을 수 있는 일 아닌가?
너는 웃으면 그만.
나는 긁히면 그만.
참 웃기다.
"근데... 뭐 이런 일로 긁힌다고 그래?"
라고 물으면...
그러게...
근데 하루 이틀 참고 지낸 게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
그리고 이건 또 길게 가지도 못해.
왜냐하면 정말 쪼잔해 보일 수도 있으니깐.
그래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 날이 되면
다시 표정관리 해야 돼.
그럼 또다시 시작.
"오늘은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라는 말과 함께
마치 재미난 먹잇감을 찾은 것 마냥...
과연 이런 상황을 만든 내가 이상한 걸까?
아님... 그 상황에서 아무 말 없이 방치해 둔 내가
이상했던 걸까?
그것도 아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던지고 보는 그들이
이상한 걸까?
솔직히 그들은 이런 생각 자체.
아니 신경조차도 안 쓸건대...
그리고 이 스트레스는 왜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되지?
왜 나만 인상 쓰고 무리에 섞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야
되는 거지?
씁쓸하다.
분명 반복된다.
'에휴... 이래서 뭐 하니. 그냥 편하게 지내자.'라면서
긴장을 풀게 되면 또 반복되고 상처받는다.
이상하다.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