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안 해도...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이!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옷깃만 스쳐도 우린 느낄 수가 있어
손끝만 닿아도 짜릿하잖아
너는 지금 무얼 생각하고 어디에 있니
말은 안 해도 알 수 있잖아
서로의 기분을 우린 읽을 수가 있어
불타는 사랑 만질 수 없어도
우리 가슴속은 뜨거움에 따오르는 불꽃
아하 러브 텔레파시 아하 소리 없는 느낌
'도시의 아이들'이라는 80년대 남성 듀오의 노래 가사 말이다.
[텔레파시]라는 제목의...
멀리 떨어져 있어도, 누군가를 간절히 생각하면 서로 통한다는 그런 의미로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말이기도 하다.
며칠 전부터... 아니, 일요일부턴가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목소리가 영 기운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느껴졌다.
'토요일 아침까지 보고 왔는데... 그때는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 무슨 일 있나?'
괜스레 걱정이 됐다.
'어디 몸이 아프신 건가?'
금요일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를 받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결과는 나오기 전이었다.
'혹시... 결과 때문에 걱정이 되셔서 그런 건가? 아무 일 없으실 건데...'
오늘 퇴근 후, 또다시 연락을 드렸는데 목소리는 여전하셨다.
특별히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목소리 만으로 느껴졌다. 어머니의 컨디션이 많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세가 있으신 만큼 쉽게 피로감도 느끼시고, 힘듦이 느껴졌다.
점심은 드셨는지? 뭐 하시는지 이런저런 일상의 얘기를 하다가...
"왜 힘들어요?"
갑자기 질문을 드렸다.
"휴~ 그래. 좀 힘드네. 계절도 바뀌니깐 이것저것 정리도 해야 되고..."
"해야 될게 많네. 솔직히 좀 힘드네..."
그냥 느껴졌다. 평소와 다른 또 다른 어머니의 힘듦이...
"다 정리하고 이따가 소주나 한 잔 해야겠다."
"그래요. 근데 안주는 뭐 있나? 뭐 해서 드시는데요?"
"뭐 그냥 있는 거 보고..."
"알겠어요. 그럼 푹 좀 쉬엄쉬엄 하세요."
그렇게 전화를 끊은 뒤, 바로 배달앱을 검색했다.
30분 후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니가 배달시켰나? 에이~ 괜찮은데 뭘 이런 거 또 해주노? 고맙게로..."
"아들! 잘 먹을게!"
"소주 한 잔 하실 때 안주 든든하게 드세요!"
"고맙데이!"
한 시간 후...
"너무 맛있게 잘 먹었네! 니네 조카들도 너무 맛있다고 난리네!"
"맛있게 드셨으면 됐지! 기운 내래이!"
오늘 난 잠시나마 어머니와 텔레파시가 통한 것 같았다.
내가 힘들 땐 어머니 또한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어김없이 연락을 주셔서 위로를 해주신다.
노랫말처럼, '말은 안 해도 알 수 있는 사이... 서로의 기분을 읽을 수가 있는 사이...'
앞으로도 계속 텔레파시가 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