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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얀 Jul 03. 2024

시골학교가 줄어든다

초등학교가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들이 줄줄이다.  도시에서도 학교가 없어지는 상황에 시골학교 하나쯤이야 모가 문제겠냐만 싶지만, 아무리 보아도 폐교라는 결정이 너무 아까운 학교였다.


그  학교로  3월 전학을 결정했다.

한 번 사는 인생에서 누구보다 빛나는 6학년을 보내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 법.

누구보다 멋진 6학년을 보내고 있는 아이가 행복해 보였다. 체력은 국력이라고 아침마다 학교 운동장을 돌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고 있을 아이가 떠올랐다. 지금은 그 시간이 단순히 체력단련으로 보이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 시간이 아이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시간이었음을 알 것이다.


너무 늦게 알아버린 폐교 결정시간.  하루. 이틀정도 시간이 있다고 하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보고자 자료를 모으고 사진을 모아보았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현서분교의 교육상은 무엇일지도 찾아보았다.  모은 자료들을 보니 선생님이 진짜 선생님이셨다는 것이 학교 소개 곳곳에 묻어났다.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서 웃음이 계속 나왔다. 저 웃음들을 지켜주려면 가만있을 수 없다. '2025년 폐교가 결정되었습니다.'라고 연락을 받기 전까지 나는 무엇인가를 해야 했다.






안녕하세요. 하얀 꿈입니다.

저는 물론 양양유학 3년 차이지만,

소개해 드릴 학교가 있다면!!

또 소개를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농촌유학으로 많은 분들이 신청하신 것을 보고

양양이 도시 엄마들에게

그만큼 매력 있는 곳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살아보면 더 매력 있는 곳임을

알 수 있는데 학교마다의 장단점이 다르니

학교 상담을 잘해보고

선택하시길 바라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 찰리가 다니는

상평초등학교 현서분교를 소개해드릴게요.


여기까지 쓰고 나니  본론에  무엇을 쓸지 고민이 되었다.  쓸것이  너무 많다.

이제  어떤 공간에서 활동하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도시엄마들이 알게 된다면 현서분교를 고민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나 이거 올리고 선생님이 상담전화를 너무 많이 받으시면 어쩌지?'

'너무 상담전화가 많아서 아이 수업에 지장을 주진 않겠지? 모 내가 그 정도의 영향이 있겠어...'

소개의 시작말과 함께 카톡이 왔다.


[폐교결정]


심장이 두 군 거리다 멈춘 것 같았다. 돌이 올라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진짜 결정이 난 것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싶었다. 쓰던 글을 멈추고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분명 오늘 최종결정이라고 했지만... 그전부터 결정이 났던 것 같다.

폐교를 결정되기까지 많은 결정사항들이 있었을 텐데. 일주일 만에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했나 보다.

내 마음이 허전해졌다.  아이들과.... 선생님.... 독수리 5형제가 얼마나 속상할지 짐작해 본다.  아무것도 못해보고.... 좋은 학교를 폐교시킨다니... 교육청에도 화가 나고 양양에도 원망하고 싶었다.


찰리가 마지막 졸업생이 되겠구나! 찰리에게 아직 폐교에 대한 이야기는 전하지 못하겠다. 최대한 늦게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골학교의 폐교가 단순히 학교 하나 없어지는 문제를 넘어 마을의 역사가 사라지고, 문화가 단절되는 것이다. 아쉽고 아깝지만  구룡령의 학교는 2024년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에 1%의 기적을 바라고 있다.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폐교를 취소하고 현서분교를 지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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