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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얀 Jun 13. 2024

비상하기 전

구룡령에 자리 잡은 학교는  아이들의 꿈을  펼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선생님이  보여주신  1학기 학사일정표를 몇 번이고 보았다.  작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시고 싶은 꿈과  아이들의 꿈이  같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아침  준비를  했다.


구룡령으로  가는 길을 어떻게  가냐고  많은 엄마들이 궁금해했다.

"택시 타고 가지~"

"택시? 택시비가  얼마야???"

"학교에서  보!내!주!는! 택시 타고 다녀."

"엉????? 학교에서 택시를 보내줘?"


매일 아침 8시 20분  집 앞에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 3명과  3분 거리에  사는  1명을 태우고 산으로 산으로 들어간다.  독수리 2345호는  아마도  매일 여행하는 기분일 것 같았다.  일이 있어  아이를 데리러  학교를  가다 보면  매번 드는 생각이다.  

'어떻게 이런 곳에  옛날부터 학교가 있었을까?'

가는 길 옆으로  계곡이  연이어 보이고  산으로  둘러싸여  홀린 듯  가다 보면  학교에 도착할 쯤이다.


독수리  2345호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매일 하는 루틴이 있다.  1, 2, 3번을 모두  끝내야만  진짜 그날의 시작이 되었다.

1번  수학문제집  1장씩.  활동에 비해  부족한  공부이지만  매일  한 장씩은  꼭  해야만 한다. 6학년이  하루 한 장 수학이라니. 도시 아이들에  비하면 턱 없는 공부량이지만 도시아이들이  할 수 없는  많은 활동들을 하고 있으니  하나는 욕심을  버렸다. 욕심을 버린 것이 공부가 될 줄이야!

2번 운동장 10바퀴 뛰기.  언젠가  선생님의 꿈과 아이들의 꿈을  이룰  준비단계였다.  선생님도 특별한 일이 없으시다면   함께했다.  

3번 자전거로 운동장 20바퀴. 꿈을 이룰  또 하나의 단계였다.

처음에는  힘들다고도 하고 선생님이  함께 하지 않는 날은  좀 설렁설렁한 듯 싶다.  그것도 추억이려니.  시간이 흘러서  그때 너  열심히 했니 안 했니로  투닥거릴 수 있는  그것 또한 독수리 형제들에게  웃음을 되리라 생각한다.


비가 오는 날은  달리기와  자전거를 못 타는 대신  교실에서  운동을 했다. 대형매트 위에서  영상에 맞춰 매일 체력을  키웠다. 4월부터  나아갈  독수리 5형제들은  그렇게  준비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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