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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얀 Jun 02. 2024

양양 독수리 5형제 출격 준비

어렸을 때 TV에서 보던 독수리 5형제는 모순이 있다고 했다. 5명 중에 1명이 여자라며 사실은 남매여야 맞는 것이라고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이 말했다. 시간이 흘러서 내 아이의 나이가 독수리 5형제를 보던 내 나이가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머릿속에서 '독수리 5형제'는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러다 3월 아이의 전학 문제로 상담을 간 순간 다시 떠오른 '독수리 5형제'였다. 


시골유학 3년 차가 되면서, 아이의 졸업을 양양에서 하기로 결정하게되었다. 가만있지 못하고 또 다른 시골학교를 경험하고 싶었다. 정확히는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우연히 알게 된 전교생 2명인 학교. 에너지가 남다른 젊은 남자선생님과 6학년 남자아이 둘. 이렇게 3명이 학교를 지키고 있다. 학교 상담을 위해 가는 길이 비밀요새를 찾아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2차선 국도로 들어서면서 양쪽에 산으로 둘러싸여 상담인지 여행인지 비밀단체 인지를 찾아갔다.  비밀요새는 구룡령 옛길 시작에 위치해 있고, 38선의 흔적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있었다.  



요새를 들어가는 길은 역시나 쉽지 않았다. 나와 아들 그리고 아들의 친구와 엄마 이렇게 4명은 요새로 들어가면서 두리번거리기 시작했고, 4명은 낯선 곳으로의 발걸음과 눈동자의 움직임이 비슷했다. 예전에 만화영화에서 보았던 것 같다. 비밀스러운 장소로 들어가던 영화 속 주인공들이 두리번거리며 들어갈 때, 웃으며 나오는 요새 책임자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주차를 하자 바로 웃으시면 나오시는 남다른 에너지의 소유자 선생님을 볼 수 있었다. 


"얘들아~ 어서 와. 어머님!!! 안녕하세요!!!"

"어머~ 선생님 안녕하세요."

요새에 있던 2명의 아이들과 선생님을 본 순간 알았다. 양양 구룡령 시작의 요새에서 독수리 5형제가 드디어 뭉치게 되었다는 것을.  빈자리 2명을 기다렸다는 듯이 재학 중이던 아이들과 쉽게 말을 나누었다. 물론 외부세계에서는 미리 알고 있었던 친구들이지만 비밀요새에서 만나게 될 줄은 서로 몰랐다. 


양양의 독수리 5형제는 진짜 5형제였다. 만화에 나오던 5남매가 아니었다. 전학 상담을 갔지만 나오면서 전학 확정을 하고 속으로 5형제의 미래를 그렸다. 본진에  합류하기까지 딱 3일이 걸렸다. 첫날 안내문자와 사진에서 5형제는 출격준비를 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 운동장 10바퀴와 자전거 20바퀴로 그들의 출격일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싱그러운 6월. 몇 번의 출격으로 5형제의 형태가 더 단단해졌다. 비밀요새와 양양 독수리 5형제 이야기로 또 다른 시골학교의 생활을 보여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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