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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일 Sep 09. 2024

나도 소비자 강사다.

  인간은 누구나 소비를 하고 살고 있다. 소비가 없으면 생산이 없고 생산이 없으면 기술의 발전도 없다. 인간은 끊임없이 욕구를 채우려고 한다. 그것은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바탕이 되며 전문용어로 기업가정신이다. 청소년 기업가정신 강의를 하면서 생산보다 오히려 소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비는 지구의 지속성과 연계되는 환경문제와도 직결된다. 나와 소비자교육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용인 YMCA이다. 용인 YMCA 소비 상담실에서 운영하는 시의회 모니터 단원 활동하면서다. 소비자 상담실이지만 상담뿐 아니라 경제교육도 함께 진행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제교육에는 청소년들에게 어려서부터 소비에 관한 습관을 바르게 갖게 하는 것이 기본적인 교육목표였다. 청소년에 관심이 많았고 강의도 하고 싶어 난 용인 YMCA 소비자 상담실 청소년 경제교육 강사로 소비자교육의 첫출발을 하게 되었다.


  모든 일은 첫발이 중요하고 시작 또한 중요하다. 교육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토목 현장 출신이 교육 쪽에 관심을 가지고 강의를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즐겁게 일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다른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전하는 것을 어려운 과정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 듣고 싶은 것만을 중점적으로 듣고 평가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전하고자 하는 내용과 상관없이 배타적인 교육생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피교육자가 자발적 모임이냐? 학교처럼 어쩔 수 없이 시간표에 배정으로 진행되는 것이냐는 매우 다르다. 그렇기에 자신의 필요에 의한 교육 강의는 매우 수월하다. 이미 배우고자 하는 열의로 강의실이 열정으로 뜨겁고 눈초리도 예리하다. 물론 강의자로서 책임도 무겁다.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손에서 땀이 나는 강의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 어린이 상대로 소비자 강의는 소비자 안전교육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강의는 마음이 가볍다. 나이가 어려서 무시해서가 아니라 순진하고 무결점으로 질문이 신선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시청각 자료 준비가 필요하고 눈높이를 맞추어 강의 자세도 낮추어야 한다. 초등학교 강의는 착한 소비다. 초등학교 강의는 즉시 질문이 들어와 재미있다. 질문도 예리하고 순수하면서도 자신의 할 말을 거침없이 한다. 모둠활동으로 수업을 하다 보면 결과물이 잘 나오고 상대에게 양보하지 않고 우기는 경우도 경험하게 된다. 자기 정체성이 아직은 완전히 갖추어지지 않아서인지 자기 욕심이 많다. 그러니 수업은 경쟁을 유도하면 쉽게 풀어갈 수가 있다. 중학교 강의는 윤리적 소비다. 초등학생보다는 반응이 부족해 조금은 어렵다. 우선 외부 강사에 관심이 보편적 적다.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부분이 적다 보니 중요하다고 느끼는 교과목 수업 외 나머지는 건성이고 자기 시간 활용으로 용도 변경하는 아이들도 종종 발견하게 된다. 결과를 중하게 생각하기보다 강의 속에 비전을 품게 하는 진심이 중요하다. 공감하고 느끼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한다면 그것으로 대만족이다. 고등학교부터 장년들의 수업은 수월하다. 강의자의 의도대로 강의를 주도해도 된다. 듣고 싶은 사람은 어차피 따라올 것이고 듣기 불편한 사람은 스스로 포기를 한다. 그래도 강의장을 주도해 가는 힘만 유지하면 결과는 좋게 평가된다.


  시니어들의 소비자교육은 권익 보호와 피해 예방이 주류다. 어르신들에게 소비자교육은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왜냐하면 소비자로 인정될만한 소비계층이 아니었다. 입에 풀칠하기에 급급한 세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연금 시대가 되면서 당당한 소비계층이 되었다. 오히려 생산자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소비자 군으로 소비 욕구를 표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르신들에게 소비자교육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교육은 어려서부터 몸에 뵈어 실천이 습득되어야 한다. 갑자기 급하다고 풀을 먹을 나이에 고기를 먹을 수는 없다. 그러기에 어르신들에게 소비자교육은 필요하면서도 어려운 과제다. 교육 계층도 다양하다. 경로당에 교육은 연세가 칠십이 넘으신 분들이 많고 귀도 어두워 소수 정예 교육으로 파워포인트보다는 프린트물을 나누어 드리는 게 교육 효과가 좋을 수도 있다. 노인회에서는 노인 일자리 하시는 분들도 신청하신다. 그들은 이백 명 삼백 명 대그룹이다. 교육 시간 때문에 억지로 오신 분들이기에 유머가 있어야 한다. 쉬려고 마음먹고 오신 분들이기에 눈을 뜨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노인복지관에서는 복지 대상 어르신 교육과 노인대학교육이 따로 있다. 특별히 전원주택지가 많은 지역의 노인대학교육은 신경이 쓰인다. 교육 수준도 높고 기대치가 크기다. 재미는 기본이고 강의력이 인정되어야 좋았다고 인사를 한다.


  여러 계층과 사람을 만나면서 강사로서 느끼는 것은 강사는 교사와 다르다는 것이다. 강사는 자신의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고 오면 된다. 받아들임은 교육받는 사람의 몫이다. 그렇기에 강의자의 진정성은 필수적이다. 단순히 배정되었으니 의무적으로 하는 강의는 듣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늘 새롭게 준비하고 시사나 뉴스에 민감하고 감사함으로 만나야 한다. 배우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하게 연기하듯 강의자도 계층과 나이 내용 등 모든 것을 그 현장의 상황에 맞게 구성하고 연출해야 한다. 그래야 멋진 강사라고 인정한다. 나 역시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도 소비의 중요성을 전하는 소비자 강사라고 인정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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