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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현 Jun 21. 2024

마음의 상처를 이름하여 자격지심


올해 초 팝핀현준과 박애리 부부가 오은영 상담소에 나왔다.

팝핀현준은 굉장히 힘든 인고의 시간을 사춘기 때 꽤 장시간 지속하며 성장하였다.

어린 시절 IM때, 아빠의 부재로 엄마가 도망가시고

 16세에 노숙을 시작하면서

학교는 당연히 못 가게 되었다고 한다.

학교를 못 가니 선생님께서 찾아오셨고,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걱정하지 말고

당장 내일부터 나오라고 하셨단다.

그래서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1번이 도시락을 건네더라고.

팝핀현준이 이거 왜 나한테 주느냐고 묻자

‘어제 선생님한테 다 들었어. 너네 집 망했다며?’

이 말을 듣고 곧장 선생님께 가서

우리 집 망한 게 재밌냐고..

그래서 동네방네 소문내셨냐고..

따져 물으며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팝핀현준은 이 과정을 말하면서 알고 있었다.

그때 당시 마음이 자격지심이었다는 것을.

그때 1번은 나쁜 의도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 선생님 역시 좋은 의도였다는 것을.

그때 이 마음을 받을 만한 마음의 자리가 없었다는 것을.


하지만 유년시절이나 청소년기에 겪는

특히 본성을 건드리는 경험은

인지적 왜곡상태를 만든다.

유년시절에 겪은 의식주의 불안함은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불안이 아니었을 테니까..


지난 소소한 시시비비를 생각해 보면 알 것이다.

내가 당했든.. 내가 가했든..

나의 예민함으로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상대의 예민함으로 내가 겪은 일들 안에

그들의 자격지심을 건드리는 나의 언행이 있었는지 말이다.


우리도 별거 아닌 말에 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들여다보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를 때가 많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자기가 그런지도 모르는 경우에 있다.

한 번 생각해 보라~ 내가 무슨 말에 예민한지..?

그 예민함이 건들어지면 사람들은 과한 반응을 한다.

상처 난 곳이 아직 제대로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아픔을 느끼고 반응하는 것이다.


나의 부족함을 과하게 포장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나의 부족함에 관심이 없다.

단지 내가 나를 좀 안아주면 될 뿐이다.

나의 부족함에 대해 반응하는 순간

나의 언행은 무리한 방어를 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러나 세상에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영원한 건 없다.

단지 세상은 우리를 품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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