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다 내 마음 같지가 않다. 너의 생각도, 다른 누군가의 어떤 행동도, 하물며 나의 의지마저도. 아마 지난밤 언저리에 내일은 꼭 이런 일을 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은 웃음을 나누자는 마음을 품고 잠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 아침도 알람이 아닌 창을 타고 들어온 해가 깨웠다. 화들짝 놀라 시계를 보니 일어나야 할 시간을 한참이나 지났다. 매일 공부를 하고 저녁 시간이면 일하러 간다.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도 나 외의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일에는 지장이 없다. 그래서 내가 더 싫었다. 가끔 아침에 약속이 있거나 어딘가를 가야 하는 일이 있을 때면 곧잘 일어났던 것 같은데 그런 일이 없으면 잘 일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약속이 있는 날이 극히 일부인 것이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놀란 마음과 나에 대한 실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공부해야 한다는 자극과 시간에 대한 조급함이 만들어낸 나쁜 생각이겠지만 그것을 떨쳐버리기엔 쉽지가 않다. 내 의지가 약한 것일까. 강제성이 있는 일에는 잘 반응하면서 그 외의 일에는 그렇지 않은 일이 보면 어쩌면 의지가 약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공부하는 것이 싫지가 않다.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내 몸이 그것을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아서 가끔은 서럽다.
어떻게 하면 잘 일어날 수 있을까. 내 감정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 내 문제는 무엇일까. 복잡한 마음들을 내 하루에 채운다. 매일같이 나는 일기를 쓴다. 아니, 이것이 일기인지 반성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내 마음은 불 꺼진 작은 내 방 책상에 있는 스탠드가 비춰주는 책의 크기인 것 같다. 스탠드가 켜져 있으면 다른 부분들은 대부분 그 어두움을 유지하고 내가 봐야 하는 책만 밝게 빛을 내준다. 그 작은 부분이 내 마음의 여유처럼 느껴진다. 그냥 객관적인 수치로 내가 공부하는 시간과 다른 일에 소비하는 시간을 보면 나는 열심히 하고 있지도 않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내가 정말 그렇게 될 것 같아서, 전에는 자주 하던 이런 생각들을 잠시 접어두고 열심히 하자는 마음만 가지고 지내고 있었다. 반성문 같던 내 일기장에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만을 담은 채로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잠이 들었다가 문득 깬 지금, 내 침대에서 보이는 스탠드 켜진 책상이 나에게 그럼 안 된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급히 책상에 앉았다. 내 일기장이 아닌 이 모니터 속 하얀 공간에는 잠깐 어두운색을 칠한 마음을 담아 글을 썼다. 아마 나에 대한 원망이겠지. 하지만 내 일기장에는 이 마음을 또 모르는 척하고 싶다. 그저 다시 의지를 일깨우는 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계획만을 적으러 가야겠다. 가끔은 내가 나에게, 마음이 생각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