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관계에 있어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관심에 의한 단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관계는 서로의 사랑과 격려, 응원으로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고, 다툼과 다름, 차이를 인정하면서 많은 성장을 하게 된다. 건강한 관계는 서로에게만 무조건 맞추는 관계보다는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라고 정의하는 것이 더 옳을 것 같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관계에 있어서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다툼만이 지배적인 관계보다 무관심한 관계가 더 좋지 않다. 반응 없는 그 무관심에 갇힌 관계에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 발전적인 측면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방향성도 움직임도 없기에, 어쩌면 점점 후퇴하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바다를 수영해 더 깊은 곳에 있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자 할 때, 우리는 몸을 움직여 그곳을 향해 간다. 하지만 어디로 가고자 하는 것도 없이 그저 가만히 멈춰서 숨을 참고만 있다면 점점 수면 위를 향해 떠오르게 된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물속에서 더 아래에 있는 것들을 보기 위해 헤엄을 치는 것처럼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떠한 움직임이 있어야 더 깊은 바다의 수심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서로의 어떠한 상호작용도 없다면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깊어지지 못하고 표면을 드러내게 된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 아끼는 사람에게 항상 좋은 말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적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덮어두고, 담아두면 그 부분에 대해서 무관심해지게 된다. 그럼 점점 균형은 삐뚤어지게 되고 쓰러지게 된다. 아마 나도 어떠한 관계에 있어서 항상 균형을 유지하고, 더 깊은 곳으로 향해 가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와 상호작용을 함에 있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어떠한 것이든 더 다양하게 관계를 다진 사람일수록 그 깊이가 깊고, 서로의 마음의 거리가 가깝다고 느낀다.
어느 한 일방의 무조건적인 배려가 항상 모든 관계에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님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시소를 타는 상황에 있어서 더 오래 위쪽에 있는 측보다 지면에 가까운 사람에게 그 관계에서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된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아래에 있는 사람의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하다 보면 관계에 있어 균형이 깨지게 되고 상대적으로 아래에 있는 사람은 선택하게 된다.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할지 혹은 그저 이 관계를 끝내야 할지를. 어떤 것을 끝낸다는 것은 어쩌면 영영 그 일에 무관심해지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일이든 관계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