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죽음으로

by 동글


사람이 죄를 지으면 모두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과연 그 죄에 대한 것을 어떤 것으로 일반화시켜 정확한 기준으로 벌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풀리지 않는 난제로 굳혀지는 것 같다. 사실 사형제도라는 것은 다른 형벌과는 확실한 차이를 두는 것이 최후의 수단으로 집행된다는 것이다. 벌금, 구금 등 여러 방법은 추후 되돌릴 수 있는 여지를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지만 죽음이라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온다. 이 점이 사형제도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차이를 보인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사형을 집행하면 그 이후 사회는 그의 영구적 격리로 인해서 어쩌면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집행된 이후 사형선고 집행 과정에서 어떤 오심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다.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저지른 범죄라면 그의 죽음을 어떻게 번복할 수 있을까. 이로 인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해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모든 일에 완벽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기에 더 그렇다.

최근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화가 나는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서울의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죽임을 당한 사건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상식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범죄는 모두의 상식을 뛰어넘기에 범죄인지도 모르겠다. 모델이라는 꿈을 가지고, 스스로 용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에서 죽임을 당했기에 더 슬펐다. 그날은 그가 일하는 날은 아니지만, 대타로 나와서 일을 해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자리가 더럽다.’, ‘1,000원을 돌려줘라.’ 하는 등의 이유로 손님과의 마찰이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 두려움을 느꼈는지 다급하게 매니저에게 ‘무섭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문자를 보냈지만 그저 정해진 매뉴얼대로 하라는 지시 외엔 없었다. 그래서 청년은 무서움에 경찰을 불렀지만, 경찰은 와서는 그들에게 경고만 하고 돌아갔다. 적어도 그를 집으로 귀가시키거나 안정시키는 등의 어떠한 조치가 필요해 보였으리라 생각이 들지만, 결국 그는 찾아왔고 청년을 무차별하게 칼로 찔러 죽였다. 목숨의 가치가 고작 1,000원이라는 걸까. 안타깝다.


또한, 거제에서 20대 학생이 폐지를 주우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50대 여성을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그들은 묵묵히 폐지를 찾아 온종일 걷는다.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하루 꼬박 폐지를 모으고 그것을 한 달을 모아도 고작 몇천 원에 그친다. 온종일 끄는 수레의 무게보다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사시는 분을 20대 학생은 자신이 화가 난다는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아무 죄도 없는데 울고 빌며 비셨다고 한다. 살려달라고. 하지만 그는 폭행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그러한 일을 저지르면서도 피 묻은 신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까지 하는 등 어쩌면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계획적인 범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두 사건 모두 너무도 화가 나게 한다. 저런 일이 벌어졌다는 자체로도 충격인데, 더 석연찮은 것은 그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판례 때문이다. 처음의 사례의 같은 경우에는 가해자가 심신미약한 상태이고 평소 우울증을 호소하였으며 그에 대한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감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 사례의 경우에도 가해자가 술을 마셨다는 점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형을 더 적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심신미약이 무엇일까. 과연 이로 인해서 그 범죄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술만 먹고, 약만 먹으면 모두 살인자가 되어도 제대로 된 처벌을 진행할 수 없는가. 아니, 어쩌면 신체미약한 그 사람을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해서 가중처벌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등의 끝없는 분노 섞인 의문이 들었다.


아마 이러한 사건들 때문에 더 사형제도에 대해서 찬반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그저 단순한 범죄에도 정확히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리는 것이 맞는데, 과연 그 범죄의 결말이 죽음이라면 그것을 어느 정도로 처벌해야 하는가, 어쩌면 똑같이 죽음으로 처벌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한 것을 똑같이 되돌려주는 것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 그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는 것과 그 곁에 남겨진 이들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안타까움에 이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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