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나에게 가시처럼 다가왔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처럼 화가 났고 정신이 아득했다. 나를 태운 이 화를 너에게 넘기려 했다. 누가 나를 이토록 불길에 휩싸이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점점 타들어 간다.
화가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좋을까, 마른 수풀 사이로 불이 붙는 것처럼 내 마음에도 불이 붙는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화가 나는데 나는 그것을 막지를 못한다. 마음에 물이라는 여유가 없어서인지 그것을 더 번지게 하는 바람이 불어서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점점 불길은 커져만 간다. 그 과정에서 다치는 것도, 상처를 입는 것도 나다. 하지만 과연 그것을 참을 방법이 있을까. 아니 참는다고 해서 내가 괜찮아질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나로 인해서가 아닌 너로 인해서 받은 상처와 그로 인해 생긴 화인데도, 그것에 다친 것은 오로지 나뿐이다. 오히려 너는 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그 뜨거운 불길 밖에 있는 너는 그것이 진정 뜨거운 것인지 모른다. 그 안에 있는 나만이 그것이 뜨겁고, 아니 뜨겁다 못해 따가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항상 나는, 어떤 일부는 상처를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상처를 주는 쪽이 오히려 더 행복한 이 삶에서 상처받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상처받는 것으로 인해서 나의 삶의 균형이 무너질 때 어떻게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에서 언제, 어떻게 마주하게 될지 모르는 많은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음과 위기에 직면했을 때 상처받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 정신을 만들어야만 한다.
그저 그것을 견뎌내라고만 하는 것과 참는 것을 노력하라는 것은 무엇도 옳지 않다. 나를 낮추는 것을 그저 수용하는 것은 독이 될 뿐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그 누구도 자신이나 타인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는 없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무엇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하지 않느냐에 대한 생각이 우선해야 한다. 억지로 상처를 견디다가 그것을 치료하는 것보다 그것이 나에게 오기 전에 먼저 나를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아직도 나는 미숙하고 많은 상처가 있다. 그래서 더 나를 지키려는 생각을 끊임없이 이어나가고 있다. 누구도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기 위해서 생각하는 사회가 되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