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나의 시

by 동글


상대적으로 에세이를 쓰는 것보다는 시를 쓰는 것에 사람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것은 에세이가 쉬워서도 아니며 시가 어려워서도 아니다. 그저 낯설 뿐이다. 사람들은 보통 하고 싶은 이야기들과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조금 더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그것에 공감을 해주기를 바란다. 내가 이렇게 느끼고 있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할까. 혹은 같은 상황에서도 나와 다르게 느낄까가 궁금해서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시는 상대적으로 짧은 호흡으로 글을 이어간다. 그 글에도 모두 주제가 있으며 처음과 끝이 있다. 흔히 말하는 ‘기승전결’식의 구성이라던가. 서론, 본론, 결론을 나열하는 등 다양하다. 그래서 나는 시가 좋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막힘없이 모두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이 글이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에게 주고 싶은 선물 같아서 시가 좋다. 시를 쓰다 보면 에세이처럼 글을 장황하게 쓰지 않기 때문에 한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 같은 단어일지라도 그 안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단어를 쓰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내가 그 단어를 쓰면서 더 많이 읽게 된다.


그저 평범하게 서술될 수 있는 문장도 더 느린 호흡으로 나에게 읽어줄 수 있고 깊게 느껴진다. 한 문장도 이렇게 소중한데 그 하나의 시가 얼마나 아름다울까. 지금 쓰고 있는 이 에세이가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단어는 시에 써진 단어보다는 옅게 느껴진다. 결국, 하나의 총체가 되어서는 모두 나에게 아름다움을 줄 테지만 홀로 나에게 선물하는 이 시가 오늘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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