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그저 내가 보내주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때의 우리만 알고 있던 그 목적지로 향하던 그 기차를 나는 보내주었다. 어쩌면 내가 그 반대의 방향에서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나는 그 기차를 타지 않았고 계속 나는 이 자리에 있다.
그때의 그 기차를 나는 놓친 것이 아니다. 그저 그냥 보내준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모두 내가 그 기차를 놓친 것이라고 한다. 아마 내가 이곳에서 계속 머물며 기다리고 있어서겠지. 기차는 떠났지만 나는 아직 보내지 않았고, 기차는 점점 멀어지지만, 언제까지라도 목적지는 언제든 그곳에 있다. 내가 아는 그곳에. 하지만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줄 기차는 다시 돌아올까. 그 기차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것은 아닐까.
조금 무섭다. 내가 그 목적지로 가는 길을 알고 있음에도 가지 못하는 것과 내가 그 기차를 보낸 것이 아니라, 남겨진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무섭다. 귀로 휩쓸려 오는 기차의 그 소음이 그리워진다. 기차역에서 내려서서 날카로운 자갈들을 밟고 사각사각 소리를 들으며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 나는 오늘도, 너를 아직도 그때의 그 기차역에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