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한강대교

by 동글


내가 온전히 어느 곳에 안길 곳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저 내 몸은 이 무거운 몸을 뉘고 가볍게 넘실거릴 수 있는 곳. 그러면서도 나는 그때의 내 감정을 가지고 가고 싶었던 것 같다. 어딘가에서 나를 보거나 멀리서 내가 너를 볼 때 어떤 생각을 하는 지가 궁금해서 말이다.


유독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그 다리 위로는 왜인지 잔잔한 바람만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아마 내게 불어오는 마음의 바람이 더 아프게, 쌀쌀하게 불어서일까. 하지만 나를 내리쫴는 이 해가 너무도 따가워서라며 햇살이 닿지 않는 곳으로 멀리 피해가고 싶었다.


아마도 도망이겠지. 모두로부터 그리고 나로부터. 내가 나 스스로 나를 미워하는 것이, 그런 내가 미워서 도망가고 싶었던 거겠지.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겠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곁으로 가면 내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며 이 좁은 길 위에 촛불처럼 일렁이며 서 있다. 짙은 파란색, 아니 짙다 못해 까맣게 보이는 저 아래를 보며 이 좁은 난간 위에서 나는 덩실 춤을 춘다. 누가 보면 혼자서 하는 저울질일 수도, 바람에 쉬이 흔들리는 꽃 일수도. 그것은 더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내가 저곳으로 가는 모습이 누군가에겐 낙화(洛花)처럼 아름다운 것 일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이 일렁임이 춤사위로 보이는 것은 예쁜 신을 신고 낙엽이 진 거리를 걷는 것만큼이나 분위기 있었다. 그 바스락 임이 내 생의 마지막 소리일 것 같아 더 귀 기울여 듣는다. 다이어리에 나의 모든 것을 적어두고 왔다. 모든 것이 마지막일 것만 같아서 작은 비밀도 조심히 적어두고 왔다. 이제는 정말 어디론가 가라앉고 싶다. 까마득한 저 아래가 생각보다 더 쓸쓸하다.


그저 도발이었을까. 언제까지도 나는 저 접점으로 맞닿지 못했고 한참이나 그 위에서의 춤은 끝나지 않고 이어졌다. 결국, 나는 내 삶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 언제 또 꺼내볼지 모르는 이 충동을 가슴에 묻은 채로 또 살아갈 것이다.


‘한강대교’를 내가 느낀 모습으로, 그 위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작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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