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만 모진 나

by 동글


나는 네가 부럽다. 너 스스로 너를 사랑할 수 있는 네가 부럽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너에 대한 사랑을 잘 표현하는 네가 부럽다.


너의 고통을 표현할 줄 아는 네가 부럽다. 내가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자꾸 감추려 하기에 네가 부럽다.


어떤 일을 마주하더라도 가끔 바람에 따라 눕고 또 일어서며 너를 격려하는 네가 부럽다. 내게도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 것도 이 자리에 눕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기에 네가 부럽다.


나도 나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것을 자꾸 부정할 뿐.

나도 고통을 느끼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그것을 누구에게도 감추고 싶어할 뿐.

내게도 시련이 오고 가끔 멈추고 싶다. 하지만 그래도 견디고 고통을 이어갈 뿐.


내게도 모진 바람이 찾아올 때, 그것에 따라 눕지 못하고 그저 견디다 보니 바람에 베인 상처가 쓰리다. 가끔은 멈추어 쉬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내게 모질기에 멈추지 않아 물집이 잡혀버린 나를 안다. 매번 모두에게 안녕하냐고 묻지만 내게는 한 번도 안녕하냐고 묻지 못한 바보 같은 나를 안다. 사람들이 내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볼 때 내가 정말 힘들다고 말하면 내가 나 스스로 자꾸만 멈춰버리고 싶을까. 그렇게 그런 삶에 안주하게 될까. 내가 나를 인정했을 때 그것이 내 한계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며 그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외면해왔다. 그게 나였다.

나는 나 스스로 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것들이 낯설고 자꾸만 나를 다그쳐야만 할 것 같다.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아니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닌 것은 알았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직도 낯설지만, 조금이라도 익숙해지기 위해 나는 무언가 해야 할 것에는 틀림이 없다. 조금씩 익숙해지는 내가 되기를. 이제 더는 너를 부러워하지 않기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고와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