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여진 진실
영화를 보면 멋스러운 중절모를 눌러 쓴 신사가 어려움에 처한 숙녀를 도와주고는 ‘레이디퍼스트(Lady First)’라며 친절을 베푸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동양의 정서에서는 과거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어느 정도 자리하고 있어 가부장적인 모습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과거 동양의 정서에서 차별이 일어나는 것에 반대로 오히려 영국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그 당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던 여성과 어린 아이에 대한 친절을 베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사상은 여러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먼저 종교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성경 구절에도 어린아이와 부녀자를 보호해라와 같은 내용이 나오고 과거 중세시대에 흔히 말하는 기사도 정신이라고 불리는 항목 중에 여자와 아이를 보호하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서 ‘레이디퍼스트’라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로만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레이디퍼스트’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악행들도 있었다. 첫 번째 예로는 과거 왕이 식사하기 전에 독살될 것이 무서워 기미상궁에게 먼저 음식을 맛보게 한 후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식사를 한 것과 마찬가지로 과거 서양 암흑시대에도 독살이 성행해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졌고 제 1차 세계대전 당시에 적이 매복해놓은 지뢰에 밟혀 부상을 입어 군사적 타격을 받자 탐색 구역을 정해놓고 여성들로 하여금 그 길을 먼저 걷게 했다는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이 상반되는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레이디퍼스트’라는 말이 지금까지도 부정적인 면은 감춘 채 긍정적인 의미로만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영국의 귀족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일들의 발설을 금해 긍정적인 의미로만 불릴 수 있도록 한 놀라운 포장술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겉모습에 속아 그의 본질을 보지 못 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아무리 곱고 예쁜 포장지로 포장을 했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그 포장지를 뜯어 안에 담긴 내용물을 봐야 할 것인데 우리는 그저 그 포장 그대로 간직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나쁘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나쁜 것인지도 모른 채 오히려 모두에게 그것을 전하고 있다.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진실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한 채 포장지로 둘러싸고 간직하고 있을까. 그로 인해 숨겨진 진실을 찾지 못할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