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팝업 전시에 가다

by 지현옥


특별한 나들이를 했다.

브런치 10주년 <작가의 꿈> 팝업 전시에 다녀왔다.

브런치 식구가 된지 겨우 한 달 된 새내기라 발행 글도 몇 개 없지만 글로 꿈을 피워낸 사람들과 그 이야기를 직접 만나고 싶었다.



경복궁역에서 내렸다.

오랜만에 가보는 역사는 참 많이도 달라져 있었다. 자작나무 기둥으로 분위기를 낸 아늑한 공간에 예쁜 나무 벤치가 눈길을 잡았다. 다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는 빈 의자의 호의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앉았다. 만원 전철에 서있던 다리가 진심 고마워했다. 자작나무에 걸린 <신발장>이란 시 한 편이 마음에도 휴식을 주었다. 글의 힘은 그렇다.



전시장인 유스퀘이크 건물은 3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경복궁 담장을 마주하고 있었다. 전시장으로 들기 전에 이미 서촌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부풀었다. 고궁 돌담길, 물들기 시작하는 은행나무 가로수, 그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 쪽빛 하늘에 마음껏 놀고 있는 하얀 구름들이 오길 잘했다며 마음을 흔들었다.



친절한 브런치 팀의 안내를 받아 들어선 '꿈의 승강장' 코너는 지난 10년 동안 누구라도 작가가 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온 브런치의 여정과 기록, 브런치에서 시작된 꿈이 어떻게 세상으로 번져 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대형 브런치 10주년 케이크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도 촛불 스티커에 축하 메시지를 써서 불을 붙이고, 브런치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글로 소통하며, 그 글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기대를 전했다.



첫 번째 '내면의 방'에서는 작가라는 꿈을 향한 시작점에서 품게 되는 의심, 고민, 불안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다. 나의 내면을 들킨 것 같은 말도 있었다. 캄캄한 방에서 플래시로 빛을 비추는 순간 드러난 용기와 응원의 문장들은 내면의 뭔가를 꿈틀거리게도 했다.



이어지는 '꿈의 정원'은 글로 꿈을 피워낸 공간이었다. 역대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 여섯 명의 작가들의 세계, '작가의 꿈' 공모를 통해 선정된 100편의 씨앗 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수리 작가님이 있어 반가웠다.


커다란 창에 대형 액자처럼 걸린 은행나무 풍경은 마치, 작은 씨앗이 자라서 큰 나무가 되었듯이, 당신의 글도 언젠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려 서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브런치에서 꾸준히 글을 써서 자신의 글밭을 일구고 꿈이 현실이 된 작가들의 전시된 책들을 바라보는 예비 작가들의 눈빛도 햇살에 반짝이는 은행잎만큼이나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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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브런치' 존에서는 작가의 꿈을 여는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는 질문 10가지를 제시하고 원하는 주제를 골라서 쓸 수 있었다. 쓴 글을 그곳에 붙여서 함께 나누기도 했다. 나는 여행, 아름다움, 일을 골라 보았다.


브런치 작가들의 책을 편하게 읽어 볼 수도 있었다. 브런치를 통해 나온 많은 책들과 다양한 색깔의 글들을 보며 차곡차곡 쌓아온 그들의 시간을 보는듯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도 브런치 글에서 시작된 책이었다.



글쓰기는 결국 혼자의 시간이다. 다만,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팝업 전시 의도대로 아름다운 공간에서 만난 각각의 이야기와 문장들이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는 자극제가 되었다. 나도 좋은 글이 가진 힘을 믿는다. 열심히 쓰다 보면 꿈을 꾸기도 하고, 꿈을 이루기도 한다는 것을.


처음 가본 브런치 팝업 전시가 정겹고 분위기 있는 서촌이라 좋았고, 아름다운 가을 날이라 더욱 좋았다. 창마다 들어온 풍경들이 작품이 되어 마치 갤러리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