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을 사귀고 싶어도 내 주변엔 남자친구도 여자친구도 없어~ ”
저녁을 같이 먹으며 티비를 보던 중 아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 좀 의아했다. 조금전만 해도 중학교때 친구와 같이 헬스를 하고, 어제는 학원 끝나고 같이 수업을 듣는 고등친구와 밥을 거나하게 먹고 온 녀석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나는 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전에도 비슷한 뉘앙스의 이야기를 했던 터라 왜 자꾸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이의 말에 의하면, 학교에 가면 이미 초중학교를 같이 다닌 동네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며 반에서 분위기를 장악한다고 한다. 우리 아들은 그 중심 무리에 끼고 싶어서 친해지려(?) 다가가면 아이들은 자기네끼리만 겪었던 옛날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들 입장에선 순둥순둥하지만 잔소리를 하는 모범생 스타일의 친구에게 관심을 많이 둘 필요가 없는것같다. 어떤 상황인지는 대충 감이 오지만 나는 이러저러한 해줄 말이 딱히 없는게 속상하기도했다.
우리 아이는 그 주류의 무리에 들어가서 존재감을 확인하고 싶어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외로움을 느끼는듯했다. 부모인 나의 눈에는 차라리 마이웨이로 신경을 끊고 공부에 집중하기엔 딱 좋은 상황이라는 것이 캐치가 되지만, 감수성이 예민하고 내향적인 아들은 자꾸 신경을 쓰고 그 무리를 부러워하고 있었다. 본인이 그 중심에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 아주 마음에 들지않고 자존심이 상해하는것 같았다.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관심받고 싶으면 운동을 잘하든지, 아니면 아주 웃기던지, 그것도 안되면 공부라도 잘해서 존재감을 드러내라고 얘기는 해줬지만 아이는 그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보인다. 사실 성이 다른 부모가 이럴땐 어떻게 조언해줘야 하는지 나도 물음표가 끊이지 않는데…
남편은 종종 첫째 아이를 데리고 천변에 산책도 가고 동네 뒷산에 등산도 다녀오곤 하지만 아이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나에게 자세히 풀어놓지는 않는다. 아는 분의 남편은 고등학교 남자아이들이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으면 서열에서 밀려나 치인다는 극단적인 말을 한다는데..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마냥 무시할수 없는 그 느낌이 애매모호하고 찝찝하다.
나는 아들에게 그냥 엄마 아빠도 비슷한 시기를 겪으며 지나왔고 너의 감정을 어느정도는 이해를 한다는 것과,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너를 응원하고 너의 편이라는 것만 인지시켜주면 되는것인지 궁금하다. 진짜 그렇게만 믿어주고 있으면 되는것인가..? 나는 나고 너는 너고 자라온 환경과 놓인 상황이 다른데 시대를 관통하는 그 순리가 적용이 되는걸까?? 참으로 불안하기도하고 궁금한 부분이다. 엄마인 내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무언가 문제를 해결해줄수 없어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다만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힘을 키워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