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TMR급여기, 드디어 우리도

기계의 도입과 삶의 질의 상관관계



인력거가 사람을 나르다 자동차가 보편화되면서 우리의 시간 및 삶의 질이 달라졌고, 역사가 바뀌었다. 우리농장의 역사도 바뀔때가 온 것같다. 그렇다. 돈을 써야할 때가 왔다.






아직 우리 농장은 TMR 급여를 스키로다(거름 치우는 기계)로 급이하고 있었는데 이로써 이미 스키로다의 주체성은 상실한지 오래였다. 똥푸는 기계한테 못쓸짓을(눈물 한방울)

이렇게 스키로다로 연명하는 급여 방법은 소들이 있는 곳을 20번씩은 왔다갔다해야하는 수고로움과 정확하지 않은 급이량으로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동안 잦은 잔고장으로 숨을 간신히 헐떡이던 스키로다가 저 세상으로 떠나버리고 설상가상 아빠는 허리가 아파 축사를 나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아침마다 아기를 맡겨두고 남편과 둘이 축사를 오고가던 그더운 여름. 계약이 끝난 급이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아침 저녁 손으로 퍼주기를 2주째.

이러다 나 죽었고, 두번죽겠다는 소리있는 외침을 어느 신은 들었던 것인지..드디어 농장에 급여기가 도착했다.(실제로 2주동안의 고된 작업으로 가출했다가 급이기 도착하는 날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을정도로 일이 힘들었다. 남편과 앓아누웠을정도로)



사진 1. 급여하는 앞모습


간단하고 명료하게 급여기 구매방법과 순서를 정리하자면


1. 오토 트럭 중고로 구매(수동 트럭은 비추천! 급여를 할 때 낮은 속도로 줘야하는데 수동일경우에는 반클러치 상태로 계속 주다보면 기계에 무리가 가기때문에) 및 트럭 부식방지(지연)를 위한 철판작업(트럭에 철판 1장을 더 깜)

*트럭 구매 비용 1,200만원정도


2. 제조회사 실티에 의뢰(젖소농장의 TMR기기로도 유명한(?) 잘만든다고 알려진 회사, 현재 우리 농장의 TMR기계도 같은 회사, 가끔씩 저희 농장을 방문하시는 실티측 관계자분들 고생하십니다. )


3. 실티측 전문가(테크니션)의 농장방문을 통해 기계계측 및 상담완료(완성까지 한달정도 소요)

* 농장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농장의 급이기 계약금액은 대략 1,500만원 내외(농장마다 상이할 듯)

* 트럭의 사이즈를 먼저 잰 뒤, 급여기를 만들고 우리가 본사(일산)까지 트럭을 갖다준 후 급여기를 트럭에 장착하여 다시 농장으로 갖다줌(번거롭지만 트럭과 맞는지 직접확인하는게 좋을 것 같아 전문가도 추천한 방법)


4. 이외 정보(트럭 정기검진의 문제)

- 경유 트럭으로 1년마다 매년 정기검사를 받아야하는데, 급이기가 설치되어있어 어떻게 받아야할지 난감했다. 추천하기로는 지게차로 급이기를 들어 떼놓은 다음 정기검진을 받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지게차로 급이기를 움직이게 되면 아무래도 기계이기 때문에 틀이 움직인다거나, 모양이 좀 바뀔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고민되는 부분이었다.

확 벌금을 내뿔라..라고 고민했지만 결국 지게차를 이용해서 정기검진을 받았다. 이게 단점이자면 단점이다.


- 이 트럭은 급여할 때만 사용하기때문에 고속으로 달릴일이 없다. 그래서인지 가끔 알 수 없는 경고창이 뜨거나 소리가 이상하게 날 때가 있어서 AS센터를 방문하니 가끔씩 고속으로 십분이상은 달려줘야좋다고 했는데 이유는 요즘 나오는 엔진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특징이라고, 그래서 공회전이라도 고속으로 해주는게 좋다고 했는데 정확한 이유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이런 뭣같은 기억력하고는..)

결론은 가끔씩 쌩쌩 달려줘야 트럭이 스무드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급여기에는 급이량을 설정해놓을 수 있기때문에 소들이 일일 섭취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어 사양관리에 가장 큰 이점이 있고, 1시간정도 걸리던 급이시간이 20분이면 끝난다는 것은 이미 끝장났다는 이야기다. 이것으로 더 말해뭐하겠는가? 끝. 여기서 끝.

삶의 질은 기계를 도입함으로써 얻어지는 노동감소로 이미 최대한의 효과를 누리는 셈일진데.. 물론 돈이 이 상관관계의 핵심이기는 하지만..


사진 2. 급여하는 딋모습


급여기 작동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나도 급여를 할 수 있다는 점과 급여 시, TMR의 낙하 위치가 바로 소들이 먹을 수 있는 곳에 있어 일일이 밀어주지도 않아도 된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다 먹고 난 뒤에는 밀어주기는 하지만)




급여기도입은 결국 “나 편하자고” 도입한 기계이긴 하지만 줄어든 노동시간에 소들 한번 더 보고, 물청소 한번 더 해주는 걸로 즉, 소들의 복지증대차원에서 누이좋고 매부좋고가 아니겠냐는 생각이다.

그렇다. 그렇다고 치자.


혹시 급여기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여러모로 추천드리고 싶다. 사양관리나 노동시간 감소가 가장 큰 추천 이유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예고)

다음회의 주제는 2030 농지지원 사업 도전이다. 논을 임대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신청 후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한보따리 들고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아윌비배애액!!


(육아로 인해 축사를 자주 다니지 못해 글을 올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저도 그립네요 축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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