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축산인의 열정 페이 이야기

귀농 축산인의 생활비와 경영비를 통해 본 생활고

귀농을 하기 전, 가장 우려했던 사항은 생활비와 경영비였을 것이다.

경영비는 국가지원사업 및 대출이라는 희망을 갖고 내려온 상태라 그나마 안도를 했지만(사실 이것도 대단히 무리수였다. 멋모르면 개고생인 것을), 생활비의 경우 수능 수학 10번 문제처럼 쉬어보여 달려들었다가 헤매게 되는 상황이었기에 귀농 후, 생활비와 경영비의 플로우를 보고자 장부를 작성했다.

자, 시작한다. 잘 들어보라. 나의 끊이지 않는 곡소리를



1. 생활비

귀농 전에는 남편과 내가 둘 다 회사원이었기 때문에 사실 금액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아이가 없었고, 작은 집에 전세로 살았기 때문에 전세 대출비(이자 포함), 자동차 구매를 위한 대출비(이자 포함), 보험 및 적금, 공과금, 식비 등을 내고 나면 현금으로 대략 100만 원 정도는 저금을 할 수 있었다.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썼던 아름다운 나의 20대 꿈같은 시절, 아 ~ 그립다 말 못 하니 더 그리운 그 시절, 꿈속에 한번 나와주리 그대여 아~아~)


1-1. 귀농 후 생활비

참조 1. 2016년도 8월 가계부 일부 발췌

우리가 2016년도 5월에 시골로 내려와 대략 3개월이 지난 가계부를 발췌해보았다. 정확한 세목이 있는 가계부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몇 개월 동안 지출이 수입보다 컸던 상황이다. 왜냐하면 내려오고 난 후 주택 수리, 보험, 대출이자, 학자금, 공과금 등 고정적인 지출과 유동적인 지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 기타(축사 용품)의 경우 경영비 대장으로 이동했다.)

아무리 추려보아도 월 150만 원은 고정지출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연금보험 해지, 일부 보험 중단으로 월 고정지출 비율을 낮춰보고자 했지만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도 역시 비슷한 상황인데, 다행스럽게 1년동안 나오는 육아휴직비용으로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고 있고, 우리의 생활비는 소를 팔고 난 후 고정적으로 받고 있는 용돈, 생활비 대출로 연명하고 있다.(연명이라는 단어가 웃픈 현실)


2. 경영비

경영비 산출을 위해 일단 작성하기 쉬운 경영 장부가 있을지 인터넷으로 꽤 많은 시간을 서치 했었는데, 생각보다 맘에 드는 장부가 없었다. 있다고 하면 웹에서 작성하도록 되어있었는데, 사실 이 작업을 매일 웹 로그인을 통해 작성하기에는 꽤 부담스럽고 번거로운 일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회비를 주고서라도 일정 양식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업체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이 또한 정보 부족으로 실패.

따라서 남편과 여러 번 상의 끝에 내가 작성하기 쉬운 장부를 만들었는데, 엄연히 따지면 회계장부라고 볼 수없기는 하다.

(경영장부 작성을 위해서 귀농인들을 상대로 기술센터에서 기초회계 강의를 했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참고해보시기를)


참조 2. 경영장부 일부 발췌 2017년도 7월 중


엑셀표를 보면 수입은 없고, 지출만 있다. 지출도 대부분 사료비인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우리 농장은 적자경영이다.

우리의 경우,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 지대 사료와 수입건초는 직접 사료공장을 방문해 갖고 온다. 그러면 운송비가 절약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사료의 경우, 사용한 만큼의 적립금이 발생한다. 그 적립금으로 사료를 구매할 수 있으며, 공장에 선수금을 넣어두고 사료를 사용하게 되면 선수금 할인이 되어 사료비에 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인공수정의 경우, 이때까지만 해도 당첨된 정액이 없었기 때문에 수정사가 갖고 온 정액을 사용해야 했지만 지금은 당첨된 정액으로 인공수정을 하고 있다.(남편이 인공수정사 자격증이 있기때문에 추후에는 인공수정을 직접하게 되면 인공수정비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되도록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서 소소하게 나가는 금액을 줄여야한다고 생각했기때문에 되도록 우리가 움직여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줄여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하지만 여기서 충격적인 것은, 7월이 제일 지출이 적은 달이라는 것.


축사를 운영하다 보니, 돈 잡아먹는 일이 그득그득하다. 연식이 오래된 기계는 매번 말썽을 부려 수리센터를 다녀오면 수리비가 기본 몇십만 원부터 시작하고, 여름이 되면 스프링클러를 단것도 아닌데 도대체 축사 지붕 어디에선가 똑똑 알뜰살뜰 물방울을 바닥으로 내려보낸다. 언젠가 그 자리에 물구멍이 파일 것만 같이 말이다. 또 소들이 별들을 보면서 저 별은 나의 별~노래를 부를 것도 아닌데 커튼 한가운데가 몽땅 찢어져 이곳이 축사인지 밖인지 모를 상황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들이 결국에 다~ 돈이고, 운영비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축사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이라는 것을 염두해두었으면 한다.




열정페이가 결국에 귀농생활의 만족도를 낮추게 만드는 요인인 것 같아 혹시 귀농을 결정하기 전에 잘 생각해보고, 정리해보고, 적어보고, 질문해보고, 상의해보고, 요약해보라는 의미에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시골로 내려오면 생활비가 적게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그 생각이 아마 당신의 가장 큰 오점이며, 오산이며, 오기이며, 착각이며, 실수이며, 오해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밭에서 직접 채소 및 야채를 경작해서 먹지 않는 한, 생활비는 비슷하게 드는 것같고, 신축사와 새기계가 아닌 이상 기본적으로 수리비는 운영비의 일부이다. 라고 생각하며 시작해야한다.


이 글이 앞으로 귀농 후 축사를 경영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열정페이는 갖다 버리는 걸로 하고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갑자기 존댓말?!)

축산인 여러분! 우리도 일한만큼 돈을 벌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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