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1주년의 업적 및 삶의 고찰
귀농한지 1년이 넘었다. 유후~ 콩그레츄레이숀~~~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과 콩닥콩닥 두려운 마음으로 귀농을 시작한 나의 모습은 흡사 초등학교 입학식을 위해 강당에 모여있어도 나 혼자인 것만 같은 1학년 아이같았는데. 이제는 제법 3년차 대리느낌?
뭐, 이제는 요정도는 알 것 같고, 나 없으면 안될 것 같고.
그러다가 그만두는 3년차 대리.
솔직히 대리 3년차 되려면 손나 예쁜 손나은 아니던가? 진짜 손나 버텨야하는게 관건이기도 한데 하지만! 나는 잘 버텼고, 잘 즐기기도 했고 재미있었다.
우리는 1년동안 어땠을까?
1년동안의 일들을 한 단어로 정리해보자면
우리 부부가 그동안 해온 일들을 요약해본다면
1. 경영장부 작성
2. 송아지 백신 및 초유밀 먹이기
3. TMR비율 재조합
4. 인공수정 준비( 정액신청, 질소탱크 구입)
- 정액신청했는데 떨어짐..(로또 안될 때부터 알아봤다. 진짜..), 질소탱크만 뒹굴뒹굴 굴러다님
- 참고로 정액은 1/2/3군을 신청하고 당첨으로 뽑는 방식임
5. TMR차량 및 급이기 구매
- TMR 급이를 위한 중고트럭(오토트럭, 1200만원)과 급이기(1500만원)
- 추후, 급이기가 완성되면 다시한번 작성할 예정임
6. 대출 신청 및 빚 청산
- 2500만원 갚았는데, 1억 대출받음(참외 1통에 10,000원인데 수박이 덤. 이런 느낌)
기본적으로 귀농을 했을 때, 다짐했던 것은 '욕심내지 말자.길게 보자' 였는데,
사람이 간사함은 역시 물론이요. 욕심은 끝도 없다는 인생의 진리를 알게되었다.
회사를 다닐 때, 회사의 비젼과 미션을 그렇게 외우라고 했던 윗선들의 생각이 이해가 안갔는데..(그렇다고 지금 이해가 된다는건 아니고) 미션과 비전이 왜 필요한건지는 알겠다. 목표가 있기전에 내용이 없으니 목표달성이 어려울 수밖에
정비하지 못했던 축사를 지켜보는 내 마음은 그동안 약간...파이트 클럽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말라를 혀로 자꾸 건드리게 되는 입천장의 상처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을 때의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6가지를 모두 다 실천했을 때, "나는 눈을 떴다." 노튼처럼
만약, 이 모든일을 회사에서 했더라면..오우 노~ 쏘리 맨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 재미있기도 하고, 결과가 어떻게될지 궁금하기도 했던 1년이었던 것 같은데..
회사를 다니면서 배웠던 매커니즘이 귀농한 후 많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삶의 여유가 생긴 것은 귀농하고 난 뒤인것 같다.
귀농한 1년동안의 저스트 필링을 이야기해보자면,
젊은이들은 귀농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직까지의 현실이다. 지원정책이 표면적으로는 그럴싸 해보이지만 사실 해당되는 사람도 많지 않을 뿐더러, 누구에게나 오픈되어있는 것들이 아니기때문에 지원정책을 패스하고 나면 막상 현금이 없는 사람은 귀농하기가 어렵다.
나의 경우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내려왔고, 또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지만 이외의 경우는 조금 고단할 수 있는 경우들이 많은 것이다. (타지인의 입장에서 조만간 남편의 귀농스토리를 게재할 생각이다.)
무작정 지원을 좀 해달라. 귀농정책이 이게뭐냐 탓을 하기에는 거의 음소거 수준의 영향력이기때문에 그저 지금은 내 자신의 환경과 돈 없는 현실을 인정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모든 환경을 배제하고 나면 '이런 인생 살만하다' 정도. 그래. 행복하다. 마치 내가 세상의 중심에서 소리를 외쳐야할 것만 같은 단역 주인공이 된 것마냥 행복하다. 1년동안 많은 일을 했고, 행복했다. 앞으로의 귀농 이야기도 '그것이 알고싶다'느낌보다는 휴먼다큐 3일, 뭐 인간극장정도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 하다라보 고쿠쥰같은 끈끈한 여름과 함께 또 다른 스토리를 시작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