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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 광고가 아닌 관심이라서!

매거진 <B> CHAMPIONS LEAGUE

by 세미한 소리

서점에 갈 때마다 살까 말까 고민하는 잡지가 있습니다. 매거진 <B>입니다. B는 BRAND(브랜드)와 BALANCE(밸런스)의 약자로 매거진 <B>는 하나의 브랜드를 선정해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개하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입니다. 제가 사고 싶어 하는 이유는 표지가 참 예쁘고 감각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사지 않았던 이유는 평소에 잡지를 잘 보지 않을뿐더러 상업적인 브랜드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만 하다가 다른 책들에 밀려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매거진 <B>를 발행하는 조수용 대표(JOH)의 책 <일의 감각>를 읽다가 매거진 <B>에는 광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완성도를 높이고, 외부의 개입 없이 자신들의 시선으로 브랜드를 소개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광고라는 편한 방법을 포기하면서 정성스럽고 고집스럽게 만들어진 잡지라고 생각하니 읽고 싶어 졌습니다. 다음번 서점에 갔을 때에는 꼭 매거진 <B>를 사서 읽어보고, 만약 마음에 들면 브랜드 별로 하나둘씩 구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뒤 가족과 함께 서점을 가게 되었고, 다행히 그 서점 한쪽에 매거진 <B>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레고, 파타고니아, 미쉐린 가이드, 넷플릭스처럼 흥미로운 브랜드들을 소개하는 감각적이고 멋진 매거진 <B>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중 제 눈에 들어온 브랜드는 “챔피언스리그”였습니다.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각국의 축구 리그 우승팀과 상위권 축구팀들이 매년 참가해서 유럽 최강의 축구팀을 결정하는 축구대회입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이 참가하며,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박지성, 손흥민, 황희찬 선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올해 2024-25 대회에서는 김민재, 이강인, 황인범 선수가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 많은 브랜드 중에서 하필이면 축구대회라며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는 아내에게 아들하고 같이 보려고 산다는 핑계를 대며 망설임 없이 매거진 <B>를 구입했습니다. 구입하고 보니 2014년 5월에 출판된 매거진이었습니다. 최신 내용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박지성 선수와 영국 축구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응원하며 가장 열심히 해외축구를 보던 시절 이야기라서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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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수용 대표가 쓴 발행인의 글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조수용 대표는 동료와 이야기하다가 월드컵을 가장 완벽한 마케팅의 사례로 꼽은 일화를 소개합니다. TV나 인터넷으로 경기를 보면서 응원할 뿐 소비자가 지불하는 특별한 비용이 거의 없는데, 왜 가장 완벽한 마케팅일까요? ‘관심’이 모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 경기에 모인 국민들의 관심, 월드컵 결승전에 모인 전 세계의 관심, 기업이나 관계자들이 이 관심을 사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조수용 대표는 우리가 갖는 관심이 곧 우리가 지불한 비용이라고 말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 역시 관심 때문에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광고를 통한 상업적인 술수가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순수한 관심으로 만들어진 매거진이라는 점이 제 마음을 움직였고,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와 축구에 대한 관심으로 저는 비용을 지불하고 매거진을 구입했습니다.


여러분은 관심은 무엇입니까? 잘 모르겠나요? 없으신가요? 자신의 관심보다는 광고를 더 따르고 계신가요? TOP100 인기곡이나 추천곡을 들으시나요, 아니면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나만 아는 동네 단골집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줄 서는 맛집만 다니시나요? 어차피 우리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광고보다는 각자의 관심을 따르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요? 내가 보내는 평범한 하루가 나의 관심으로 가득 차 있다면 조금은 더 행복해질 테니까요. 그러니 광고, 유행, 타인의 시선과 강요는 잠시 내려놓고,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의 관심이 무엇인지 살펴봅시다. 광고가 아니라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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