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달라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1인 소상공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최저 시급과 최소 생활비를 고려하면 매달 얼마를 벌어야 할까? 가게 운영시간, 쉬는 날, 월세, 재료비, 공과금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한옥카페의 경우 하루 9시간, 주 6일 영업하셔서 월 200만원이 안된다고 하셨다. 즉 최저 시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장님, 메뉴 가격을 올리셔야 해요. 너무 싸요."
브런치 만원, 함박스테이크 8천 원, 토스트 3천원. 안동 시내와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결국 착한 가격으로 소문나서 박리다매로 운영되고 있다.
요즘 카페 민폐족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노트북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사람부터 1인 1 메뉴를 지키지 않는 손님까지 다양하다.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은데 사장님들의 마음고생이 커진다.
"사장님, 팥빙수 하나를 여러 명이 나누어 드시네요. 설거지할 게 많네요."
오후 나 혼자서 팥빙수를 사 먹고 있는데 동네 주민 3명이 오셔서 배가 부르다며 5천 원짜리 팥빙수 하나를 시키셨다. 더운 여름에 에어컨이 있는 카페로 오셔서 2시간 넘게 이야기 나누다 가셨단다. 매일 그러는 게 아니고 단골손님들이라 참으시는 것 같았다.
한옥카페 초창기에는 피자오븐이 하나만 설치되었는데 단체주문이 많아져서 오븐이 추가 설치되었다. 프랜차이즈 피자와 비교하면 카페피자 가격이 한번 인상되었음에도 저렴해서 주문이 계속 증가했다. 만 원이라는 피자 가격이 이해가 되지 않아 사장님께 원가를 물어보니 50% 넘게 차지했다. 원재료 가격을 낮추기 위하여 쿠팡, 식자재마트, 시장을 매일 가시는 수고를 하셨다.
"사장님, 카페손님들이 귀가하실 때 피자 한판을 포장해 가시네요. 저녁식사로."
인근에 고등학교가 있는데 야자 수업시간에 먹을 피자주문이 들어왔다. 카페 마감시간에 맞추어 학생 몇 명이 피자 10판을 가져가면서 엄청 신나 보였다. 오늘은 많이 남는 장삿날이다.
주변에 사무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마다 회사원들이 가득했다. 동네 주차장이 만차인 걸 보니 옆동네에서 식사하러 오시나 보다. 뻔한 월급으로 맛있는 점심 한 끼를 먹는 것이 소소한 행복인지 잘 알고 있다.
"공무원, 은행원, 간호사, 학교 선생님들께 소문났나 봐요."
원형 테이블이 4개밖에 없어서 예약전화를 받으시고 전쟁 같은 점심장사를 하신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포장해서 사무실에 가셔서 드시는 것 같았다. 그 시간에 카페 앞을 지나가면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지만 아쉽게도 사 먹을 수가 없다.
아파트 상가 월세가 비싸서 인지 근래 들어 편안동 감성한옥길에 미용실, 스킨케어, 손발톱, 문신가게들이 많이 생겼다. 오래된 건물 1층을 셀프인테리어하여 장사하시는 사장님들 덕분에 동네가 젊어졌다. 나도 걸어서 미용실을 다니고 있다.
"사장님, 여성분들을 상대로 하는 뷰티사업이 잘 되네요. 밤길이 밝아져서 좋아요."
카페에 손님들이 없는 오후 시간에는 동네 가게 배달이 많았다. 머리 하시면서 드실 음료를 주문하는 것 같았다. 커피 내리는 것 하나도 모르는 나에게 가끔 카페를 맡기시고 배달가시는 사장님이 씩씩해 보이신다.
주말에는 한옥스테이 외지손님들이 바글바글하다. 블로그, 인스타를 찾아보고 오는지 실물과 비교하는 모습이 보인다. 테라스까지 손님들로 가득 차면 동네사람들이 지나가시다 신기한지 구경하신다.
"사장님, 외국인 주문은 어떻게 받으세요? 얼마 전에 백인 가족을 봤거든요."
세상이 좋아져서 번역 어플을 이용하여 주문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하셨다. 해외 성지순례를 다녀오신 후에는 외국인 손님들을 위한 메뉴 사진도 비치하셨다.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