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스테이 개업

숙박업 사장이 되다.

by 김선희

편안동 감성한옥길에 2채 한옥매물이 나와서 부동산중개소에 얼른 연락했다. 안동여고 가는 길 폐가였고 집 앞 주차가 가능했다. 무엇보다 석가래와 기둥의 나무가 잘 보존되어 있었다. 엔지니어인 신랑은 수리가 필요한 부분을 살펴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귀요미, 2채 사는 대신에 조금 깎아 달라고 하자. 공사비용을 생각해서."

당사자 사이 원만하게 합의하여 매매가격이 바로 결정되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주거용 한옥과 다르게 상업용 한옥은 전문업체에 맡겨야 한다. 몇 군데 비교견적을 넣고 사장님들을 만나보았다.


디자인을 전공하신 사장님의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했다. 우리 부부는 회사를 다녀야 해서, 한옥체험업을 위한 통견적을 받았다. 물론 사업계획서와 기본설계도면을 제공해서 2인실, 4인실 각각의 특색을 살리게 했다. 주말마다 구조, 동선, 페인트, 디딤석, 대문, 욕실, 싱크대, 조명에 대해서 의논하였다.

"귀요미, 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까? 밤에 잠이 안 와."

아파트 구조, 청소 동선, 천연색 페인트, 재질별 디딤석, 비대면 체크인 대문, 건. 습식 욕실, 설거지부터 음식물처리까지 가능한 싱크대. 결국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믿고 따랐다. 경험과 정보가 부족한 건축주의 취향 선택은 위험해 보였다. 제발~ 하자가 없기를.


준공 후 가구, 전자제품, 주방용품에 대해서 인터넷쇼핑을 하였다. 택배상자를 뜯는 것도 일이었다. 침대와 정수기는 렌털해서 정기적인 관리를 받도록 했다. 마지막에는 다이소를 가서 여러 가지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입했다.

"귀요미, 신혼집 꾸미기보다 힘들어. 온몸이 아파."

내가 청소와 세탁을 매일 할 수 있을까?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그동안 집안일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쓸고 닦다 보니, 하루가 금방 갔고 저녁도 먹지 않고 잠에 들었다.


안동시청에 가서 한옥체험업 신고를 하니, 담당 공무원이 현장실사를 하였다. 이미 토지대장, 건물대장, 등기사항전부증명서, 건축도면,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였다. 민원처리기간 동안 마음을 졸이며 영업허가증을 기다렸다. 대표자에 내 이름 석사가 있었다.

"귀요미, 나 사장이야. 너는 건물주고."

신랑이 투자한 덕분에 한옥을 매압하고 리모델링을 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 사이에 상가임대차 계약관계가 추가되었다. 월세 계약서를 작성하고 매달 10일 자동이체가 된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니깐.


세무서에 가니 영세사업자로 등록이 되었다. 연 매출이 1억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니, 일반사업자로 변경될 수 있단다. 또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도 내야 한다고. 영업뿐 아니라 세금에도 신경 써야 하니 머리가 아팠다.

"귀요미, 세무사를 수임할까? 내가 할 수 있을까?"

속 편한 신랑은 나보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 급한 마음에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보고, 유튜브랑 블로그도 찾아봤다. 일단 혼자 해보고 안되면 도움을 받기로 했다.


네이버에 업체등록을 하면 예약이 될 줄 알았다. 노트북 앞에서 새로고침만 하다가, 인플루언서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평일 무료숙박권을 제공하고 블로그리뷰를 받고 싶다고. 대부분 직장인들이라 주말 숙박권을 원했다.

"귀요미, 20명한테 제안했는데 1명이 결정됐어. 다음 주 월요일 온대."

파워 블로거를 위하여 홈카페와 홈주점의 안내서도 만들었다. 비대면 체크인이라서, 주차장 cctv로 살펴보니 감탄사와 함께 사진 찍는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 여름 성수기가 다가와서 예약이 이루어졌다. 모든 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10년간 직장생활을 떠나 자영업을 하면서 많은 지인들이 연락이 왔다. 공공기관을 그만둔 것이 이해가 안 되시는 동료, 회사생활을 안 하고 개인사업을 하는 게 부러운 동창, 다른 개인사정이 있는지 궁금한 친척. 남에게 관심 없는 편이어서 그런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자기 인생은 각자 알아서 사는 지머.

"귀요미, 한옥스테이에서 자고 싶다고 하시네. 어떡하지?"

친한 친구, 동기, 그리고 부모님에게 무료 주말숙박권을 문자로 보냈다. 친구는 가족여행을 와서 블로그를 작성해 주었고, 동기는 인테리어 소품을 선물해 주었다. 가장 걱정이었던 부모님 반응이 놀라웠다. 원체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센 딸이라 별말씀을 안 하시는데, 정말 좋아하셨다.


주거안정 및 상권활성화에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부동산 공부를 하게 되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니, 한옥청소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평일 매니저님을 구인하기로 결정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귀요미, 면접을 봤는데 꼼꼼하고 차분한 분이 나을 것 같아. 예쁜 것도 좋아하시고."

평일 청소는 매니저님이 도와주시지만, 전화와 문자 블로그와 인스타는 내가 관리해야 했다. 친절한 안내를 위하여 상세한 매뉴얼이 필요했다. 더불어 컴플레인을 대응하기 위한 시뮬레이션도 연습했다. 동네분들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도 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