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부들을 만나다.
10년간 회사생활을 마무리하고 한옥스테이를 영업하게 되었다. 안동 주거용 한옥에 살다가 상업용 한옥체험업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만났던 사장님들이 우연히도 모두 여자분이시다. 나이, 고향, 종교, 성격, 외형이 모두 달랐지만, 자기 일을 잘 해내셨다.
"귀요미, 인테리어 사장님 멋있어. 작업복이 까리해."
폐가 2채가 한옥 호텔로 바뀌는 과정을 보았다. 어디서나 현장에는 민원과 사건이 있는데 해결해 나가는 인테리어 사장님께 반했다. 공사현장에서 일했던 내 모습을 반성해 본다.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졌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했다.
인테리어 사장님이 개업선물로 해바라기 그림을 벽에 걸어주셨다. 친구분이 동양화를 그리시면서 카페를 하신단다. 두 분 모두 오감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셨다. 인생에 한 명이라도 친한 친구가 있다면 성공한 거겠지.
"귀요미, 카페 음료와 디저트가 맛있더라. 한번 같이 가자."
갑자기 친정아버지 장례식이 떠올랐다. 다정하신 성격 덕분에 주위에 사람이 많으셨다. 가장 친한 친구분이 집으로 가시는 길에 아빠가 웃는 영정사진을 한참 보셨다. 자식으로서 어떠한 말보다 큰 위로가 되었다.
한옥스테이 경쟁시장에 진입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품, 가격이 서로 비슷해지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소에 놀라게 된다. 기념일 사진촬영을 해주는 곳, 반지 만드는 것을 체험하는 곳, 월별 인테리어가 달라지는 곳.
"귀요미, 성수기라서 모두 만실이네.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
주거용 한옥에 사는 우리 부부는 옆집, 앞집, 뒷집 손님들을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사장님들의 출퇴근도 알 수 있다. 얼굴을 마주하며 인사만 하는 때도 있고, 길에 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공실률부터 숙박료, 세금 등.
요즘 사람들이 밥보다 빵을 많이 먹기는 하나보다. 시골동네에 빵집이 세 개나 생겼다. 손님 입장에서는 가게들을 돌아가며 맛볼 수 있으니 아주 좋다. 각각 60대, 40대, 30대 여사장님인데 빵 종류가 겹치지 않는다. 일본 스타일, 프랑스 스타일, 소금빵 전문점으로 구별된다.
"귀요미, 얼굴이 빵빵해졌어. 러닝 시간을 늘려야겠다."
빵집 오픈시간에 맞추어 가는 편이다. 자주 가서 그런지 사장님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눈다. 서비스 쿠키도 받아온다. 오랫동안 장사하셨으면 진심으로 바란다.
평소 평일 점심은 혼자서 비건요리를 해 먹는다. 신랑이 오후 출근하는 날은 한식뷔페를 간다. 반찬이 7가지이고 국, 찌개도 있다. 반찬이 다 맛있는 게 진짜 신기하다.
"귀요미, 골고루 먹어야지. 고기만 잔뜩 퍼왔네."
마흔이 넘으니 건강에 관심이 커진다. 먼저 야채를 먹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과식을 하지 않는다. 과일도 조금 섭취한다. 우리 부부는 술, 담배를 하지 않는다.
부산에서 친구가 와서 안동찜닭을 먹으러 갔다. 찜닭골목에 들어가니 간판들이 화려하고 연예인 사진들이 많다. 단골가게에 자리가 없어 조금 기다렸다. 커다란 접시에 찜닭과 당면이 푸짐하다.
"귀요미, 당면이 많아서 좋아. 안동소주도 시키자."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사장님들이 정신없어 보인다. 전쟁 같은 장사를 하시고 계신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돈 많이 버셔서 부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