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노하우

여행자를 위한 숙박업을 하다.

by 김선희

공대를 나와 기술직으로 20~30대를 살았다. 부산, 울산, 포항 등 공업도시 출장을 참 많이 다녔다. 돈을 조금 더 벌고, 다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즐거웠다. 하지만 내 집이 아닌 곳에서 잠자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귀요미, 모텔보다는 게스트하우스가 나은 것 같아. 여자라 그런가."

불특정 다수가 공유하는 숙박업소이지만 안전상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이용했다. 여성 룸의 침대 한 칸에 누우면 인큐베이터 속 같았다. 험한 세상에서 보호받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아침식사가 제공되는 것도 만족스럽다.


결혼 후에는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신랑과 유럽 여행을 꽤 갔다. 서양 건축물과 미술품, 요리가 우리 부부를 행복하게 해 준다. 다른 세계에 있는 느낌이라 하루하루가 새롭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행 갈 때마다 나라에 상관없이 숙박시설과 가격이 비슷한 느낌이다.

"귀요미, 어느 여행이 제일 좋았어? 또 가자."

대학원 논문발표차 그리스를 갔는데 신랑이 동행했었다. 첫 자유 여행이었는데 발표장소가 있는 호텔 리조트에 묵었다. 그런데 실수로 룸을 2개나 예약했었고 렌터카는 수동이었다. 예약사이트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름휴가기간 풀빌라에 가족여행을 갔다. 방 2 화장실 2 펜션이었고 40만 원인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전날 펜션 사장님이 전화 오셔서 2인 기준이므로 추가인원, 미온수, 바베큐에 대한 비용을 알려주셨다. 하는 수 없이 현장에서 계좌이체를 적이 있었다.

"귀요미, 우리는 자쿠지를 무료로 제공하자."

비대면 한옥스테이를 운영하기에, 손님 체크인 시 당일 안내 문자만 보낸다. 먼저 전화하거나 추가비용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네이버로 받는 선예약결제에 따라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납부한다.


평일에는 계모임이, 주말에는 아이 또는 부모님과의 가족여행이 많다. 한옥스테이 청소를 마무리하고 나오면 종종 체크인하는 손님들과 마주친다. 대부분 마음이 들뜬 얼굴들을 하고 계시지만, 동시에 피곤한 얼굴을 한 분도 있다. 일을 많이 했거나 이동 중 마음이 불편한 경우로 짐작한다.

"귀요미, 모두를 만족시키는 여행을 만들자. 공간 분리가 필요해."

내성적인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를 두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홈카페와 홈주점도 세팅했다.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는 결국 어른들을 위함이다.


나는 법륜스님 가르침에 따라서 적게 소비하고 적게 먹고 적게 자는 편이다. 생활 속에서 기부, 봉사, 수행을 실천한다. 유일하게 하는 사치가 여행인 것 같다. 매일 명상과 108배로 해결되지 않는 감정을 정리하는 방법이다.

"귀요미, 땅끝마을 여행 갈래? 낚시하고 싶지?"

주말마다 동해 바다에서 낚시하는 신랑과 바람이나 쐬러 가야겠다. 쳇바퀴를 돌듯이 답답한 일상을 사는 게 지겹게 느껴진다. 그래도 살아 있는 동안,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고 싶다. 다음에는 혼자서 여행을 떠나서 새롭게 태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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