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깨끗이 합니다.
봉사활동, 취미생활을 하면서 낯선 사람들에게 자기소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동에서 한옥스테이를 한다고 하면 첫 만남이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나에게 끝도 없는 질문이 이어진다. 에어비엔비에 대한 관심이 엄청난 것 같다.
"귀요미, 한옥체험업 책을 한번 써볼까? 강연도 다니고."
현실에 발 붙이고 살지만, 항상 꿈을 꾸는 와이프를 보고 웃는다. 당장 글을 쓰라고, 목차를 만들어 보라고, 그리고 책을 완성해라고 한다. 설레는 마음에 원고지도 샀다. 브런치스토리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청소를 하는 방법이다. 특히 주부들은 도구와 세제를 꼭 묻는다. 물리적인 힘과 친환경 세제를 사용한다고 답변한다. 다들 알고 있는 대답에 허무해하신다.
"귀요미, 청소는 명상이랑 비슷해. 마음이 밝아지거든."
새벽 5시 해뜨기 전 일어나 이불을 개고 세수를 한다. 방석에 앉아 30분 타이머를 맞추고 눈을 감는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생각에 따라갔다가 정신을 차리고 호흡에 집중한다.
이사를 자주 다녔었는데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청소 동선을 짜는 것이다. 그 동선에 따라 가구 및 물건을 배치한다. 손 걸레질하는 부분과 청소기 돌리는 부분으로 나뉜다.
"귀요미, 집이 깨끗하지? 더러운 게 너무 싫어."
집에는 tv가 없는데, 헬스장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가끔 본다. 이혼 직전 부부들의 가정생활을 살펴보니 집안이 지저분하였다. 마음이 괴로우니 주위환경이 눈에 잘 안 들어올 것이다. 먼지만 닦아도 건강에 좋을 텐데.
우리 부부는 각자 옷등을 세탁한다. 세탁기와 건조기 모두 가지고 있어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물론 전기사용을 줄이기 위해 건조대를 사용하기도 한다. 햇볕에 말리면 좋은 냄새가 난다.
"귀요미, 한옥스테이에 세탁건조기를 설치하기를 잘했어. 위생적이잖아."
상업용 한옥에 세탁실을 추가하기 위하여 싱크대 크기를 줄여야 했다. 다른 숙소를 알아보니 세탁실이 없고 외주에 맡기는 경우도 있었다. 손님 입장에서는 방금 빨래된 이불속에서 잠들고 싶을 것이다. 향기가 쏠쏠 나는 침대가 정말 좋다.
어릴 적 고향친구가 부산 신혼집을 보고 미니멀이 아니라 무소유라고 말했다. 사실 물건을 되도록 사지 않는다. 짐이 많으면 청소하기 복잡해질 뿐이다. 그동안 방치하였던 창고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귀요미, 셀프 인테리어가 끝나가니 중고거래할게. 필요한 사람에게 싸게 팔자."
마당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전시하니 창고 대방출과 같았다. 당근 앱을 설치하여 사진을 찍어 올렸다. 가격은 2천 원에서 2만 원까지. 주말 동안 셀프인테리어 하시는 분들이 물건도 사시고 우리 집도 구경하셨다.
친척네 집들이를 갔는데 음식물처리기에 대해서 궁금해하셨다. 한옥스테이에서 주무신 적이 있는데 편리하셨다고. 정비시간 동안 청소, 세탁, 정리정돈까지 완료해야 하므로 음식물쓰레기 버리러 가기가 빠듯했다. 그래서 싱크대에 추가 설치하게 되었다.
"귀요미, 남자분들이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대. 여자분들이 집안일을 하고."
가사분담으로 부부싸움이 된다면 가전제품을 적극 추천드린다. 맞벌이부부의 경우 밖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귀가하는데 둘 다 가정에서 휴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돈과 시간, 에너지를 잘 계산해서 모두에게 아름다운 결론을 내리기 바란다.
남녀평등시대에 똑같이 돈을 모아 결혼한 우리 부부는 가사일을 공평하게 하는 편이다. 신혼시절에는 각자 하고 싶은 집안일만 했었다. 겹치는 부분도 있었고 아무도 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서로 알려주기도 했고 지적하기도 했다.
"귀요미, 잘하는 사람이 하는게 맞는 것 같다. 그래도 혼자서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신랑은 요리를 하고 나는 설거지를 한다. 가족행사는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각자 인생을 꾸려나가는데 집중한다. 자유로운 결혼생활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