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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생 썸머 Feb 13. 2024

여행을 합니다. 주로 혼자서요.

이 모든 여정의 시작. 그 이야기


이 모든 것의 시작은 10년 전이였다.

수능을 보고 나는 여행을 가고 싶었고, 친구들은 대부분 재수를 하면서 여행을 같이 갈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없다면 나 혼자라도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아직 20살이 채 되지 않은 19살의 나는 일주일간 혼자서 도쿄와 오사카를 여행했다.


어른이란 단어가 너무나도 멋있게만 느껴지던 시절인지라 나 홀로 여행은 마치 내가 어른이 된 것만 같았다. 

아직은 스마트폰이 내 삶의 모든것을 담기 전이였고, 포켓 와이파이도 없던 시절이라 (있었으나 내가 몰랐을수도..) 여행 가이드북 하나만 달랑 들고 도쿄를 이곳저곳 누볐다.

길을 헤매서 10분 거리를 1시간 동안 돌아다니며 지유가오카를 구경하기도 하고, 케이크가 유명한 카페에서 밥 대신 케이크 2조각을 먹으며 한끼를 먹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던 시즌이라 어딜 가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함께 즐기는 여러 사람들을 보며 이 추운 날 함께의 따뜻함을 누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쓸쓸하기도 했다. 


가진거 없고, 아는거 하나 없기에 보이고 경험하는 모든게 내 전부가 되는 여행이였다.


하지만 아직 19살, 어렸던 나는 오사카에 가면서 이 재미가 외로움이 되었다.

글리코상 앞에서 사진찍는 많은 한국인들을 보며 가족끼리 오사카에 왔을 때가 생각나고,

숙소에 돌아와 가족들이 보고싶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외로운 여행의 시작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변한거라곤 외로움이 더이상 외롭지 않다.


여행을 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여행 전 여러 사람들에 치이며 모든 인류애를 잃어가던 찰나 여행을 통해 다시 세상을 사랑하기도 하고.

여권이 만료되어 10년동안 이 모든 여정들이 담긴 여권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이 느끼고 나누고 싶어 글을 쓰기로 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고 사랑해요. 

모든걸 때려치고 싶을때, 삶이 너무 힘들고 너무 지루해서 미쳐버릴것만 같을 때 저는 여행을 합니다. 주로 혼자서요.


이 모든 여정들을 시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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