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조대원이 스케이트 수업에 왔다. 직업을 들은 코치는 "전기차 화재 많죠? 전기차 너무 싫어요."라고 한다. 하지만 구조대원은 "뉴스에 나와서 그렇지, 많지 않아요."라 답한다. 전기차 화재 건수와 상관없이, 원인불명의 화재는 우리에게 엄청난 공포를 준다.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전기차 산업은 정부 주도로 발전하고 있다. 2015년 12월,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가급적 1.5도씨 이하로 제한하자는 파리 협정이 195개국이 모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되었다. 한국 정부는 2016년 12월 파리협정을 발효했고,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배출량을 24%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기후 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사국들은 스스로 정한 감축목표를 5년마다 제출하여 이행사항들을 주기적이고 투명하게 점검하고,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담고 있는 새로운 목표를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이행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화재 원인에 대한 규명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정보 공개이다. 이미 정부는 정보공개를 판매사에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고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 대리점에 가서 물었다. "이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는 어디죠?" 세일즈맨은 당황스러워했고, 그런 그를 보며 나는 미안해진다. 구매는 또 미루어진다. 수천만원대의 차를 사면서 배터리의 기본 정보도 알 수가 없다.
2020년 12월, 우리나라 대표 베터리 기업 L사가 모기업으로부터 분사되어 상장 되던 날, 공모에 당첨이 된 사람들은 로또를 맞았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공모가와 비슷해 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공모가와 비슷한 수준의 주가
정부가 화재의 원인을 규명해 주기만을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자동차 대리점에 사원을 파견해 어떠한 배터리가 사용이 되었는지, 화재가 난 적은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해야 안전한지 알려줘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판매량이 늘 것이다.
이제 전기차 소비자는 특정 자동차 브랜드의 전기차를 사는 것이 아니다. L배터리 제조사의 95퍼센트 리튬함량, 파우치 타입의 NCM 베터리가 든 전기차를 사고 싶다. 그러한 특성에 따라 충천시간, 1회충전당 가는 거리, 최대출력 그리고 안정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하기에, 차량의 결함 시 배터리 제조사도 책임을 진다. 2021년 8월, 미국 자동차 업체 G사는 L사의 파우치형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14만대에 대한 리콜을 시행하였다. 당시, L사가 부담한 리콜 비용이 2조원이었다.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는 중국의 C사이지만, 대부분 중국 내에서 소비가 된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많은 화재가 발생해도 언론에 보도가 되지 않는다. L사는 2위지만, 전세계 유명 완성차 업체들의 수주는 거의 L사가 보유하고 있다. 수주잔고만 약 400조원이다. 이러한 수주잔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내려가는 것은 전기차를 사는 수요가 줄어들어 출하량이 줄고 매출이 줄어, 앞으로의 수주잔고가 더 오를 것에 대한 기대가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L사가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30년 간 투자의 결실이다. 모회사는 석유화학에서 수익을 내어 적자사업이던 배터리에 투자했다. 배터리는 화학물질이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갖추기 힘들다. 현재 석유화학 기술이 중국에 따라잡힌 것을 보면 적절한 투자 결정이었다. 그렇게 휴대폰과 노트북 그리고 TV 배터리를 만들며 실력을 키워왔다.
전기차 배터리는 두 가지로 나뉘며, 이는 L사의 리튬전지와 중국 C사의 LFP로 나뉜다. 리튬전지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한 번의 충전으로 오랜 시간 가고, 순간 출력이 높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폭발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 만드는 비용이 높다. 반면, LFP는 충전 당 주행거리가 짧지만 비용이 저렴하다. 중국 정부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각 지역에 설치했기 때문에 짧은 주행거리가 문제되지 않았다. 그런데, 큰 대륙인 미국을 달리는 전기차는 한 번의 충전으로 멀리 가야 하기 때문에 L사의 주력 배터리가 유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리튬이나 LFP 중 어느 하나가 더 유리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다르기 때문이다. L사도 LFP 배터리를 만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