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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원 Oct 28. 2024

포*코 홀딩스, 철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돈이 되는 기업분석

포*코 홀딩스의 2023년 매출은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 2400조원의 약 3%에 해당한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조강'은 이를 다양한 형태의 철강으로 만드는 중소기업에 판매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관련 산업에 있는 중소기업의 수가 약 4만여개에 이른다. 조강은 다양한 형태의 철강이 되고, 우리가 사는 집, 타고 다니는 차량 그리고 주방 가전의 원재료로 사용이 된다. 조강의 가격이 오르면, 중소기업의 비용이 오르고, 건축비, 자동차 가격 그리고 주방가전의 가격이 모두 오른다. 이렇게, 철강 가격 변동이 곧 우리의 주거와 일상 생활에 영향을 준다.


창립자 고 박*준 회장은 1968년 대한민국정부 자본으로 포*코 홀딩스 (당시 포*종합제철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박*희 대통령은 기초 산업으로 철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자금 조달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정부는 국회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수산 지원 용도로 쓰려던 대일 청구권 자금 1억달러를 종합제철소 건립을 위해 사용하였다. 1973년 첫 생산이 시작되었다. 


그 이후로, 조강 가격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는, 1990년대 말 중국의 수출 규제 완화이다. 전 세계 상위 10개 철강 회사의 연간 조강생산량 중 66%가 중국 기업에 의해 생산 된다. 2024년 현재 조강생산량 1위는 중국의 China Baowu Group, 2위는 룩셈부르크의 AcerlorMittal, 3위는 중국의 Ansteel Group, 4위는 일본의 신*본제철, 5위와 6위는 중국의 HBIS Group과 Shagang Group, 7위는 한국의 포*코 홀딩스이다. 8위와 9위도 중국기업이고, 10위에 인도기업 Tata Steel Group이 있다. 


China Ba*wu Group은 포*코 홀딩스와 마찬가지로 정부 지분 100%의 국영기업으로 출범했다. 2000년 정부 지분이 모두 매각 된 포*코 홀딩스와 달리, 아직까지도 China Ba*wu Group의 소유 구조는 변화가 없다. China Ba*wu Group의 첫 제철소 건립은 1978년에 시작되었다. China Ba*wu가 첫 제철소를 건립할 때도, 등*평이 직접 신*본제철의 종합제철소를 방문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조강이 내수로 사용되기를 원했기에, 생산량의 10% 만을 수출할 수 있게 규제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중국 정부는 해당 수출 규제를 없앤다. 


중국에서 수출 규제가 있을 때 까지는 중국의 철강 산업 동향이 포*코 홀딩스의 조강 가격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규제가 없어지고, 중국에서 생산 된 조강이 자국에서 쓰이지 못하고, 해외로 수출 되는 경우가 갑작스럽게 생긴다. 이런 경우, 포*코 홀딩스도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서 가격을 내린다. 


다음은, 2010년 철광석 현물 가격 체제의 등장이다. 조강 제조원가 중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2 수준이며, 철광석은 그 중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철광석은 호주, 브라질, 중국이 주로 생산한다. "Massot, Pascale (2024). China's Vulnerability Paradox: How the World's Largest Consumer Transformed Global Commodity Markets. New York, NY, United States of America: Oxford University Press. ISBN 978-0-19-777140-2. Chapter 4 China’s Impact on the Global Iron Ore Market" 에 따르면, 중국은 2003년 철광석 수입국 1위에 올랐다. 1960년대부터 세계 철광석 가격은 그 당시 수입국 1위인 일본과 3대 주요 철광석 생산업체 (호주의 B*P Billiton, 영국/호주의 R*o Tinto Group, 브라질의 V*le S.A.) 간의 연례 비공개 협상을 통해 결정("벤치마크 가격 제도")되었었다. 그러나, 2006년 새로운 수입국 1위인 중국의 China Ba*wu Group이 협상을 인수한다. 2010년, 벤치마크 가격 제도는, 그때 그때 수요에 따라 변동되는 현물 (spot) 가격 체제로 대체된다. 


현물로 가격을 정하게 되면,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올라간다. 중국은 철광석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동시에 수입을 하기 때문에 그 위험이 덜하다. 그러나, 포*코 홀딩스는 철광석을 100% 수입하고 있다.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 포*코 홀딩스는 2010년 호주의 Hancock 사의 로이힐(Roy Hill) 철광석 개발사업 투자하고, 현재 필요한 철광석의 25%를 조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수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철광석 가격 변동은 위험 요소이다. 2023년 포*코 (철강영업법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3년 4분기 철광석 가격은 중국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 제조업 및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정부 부양책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며 전분기 대비 10% 상승한 U$117/톤을 기록하였습니다."


국제적인 흐름 속에 포*코 홀딩스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중국처럼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운영되는 국영기업이 아니라도, 포*코 홀딩스 역시 1968년 대한민국정부 자본으로 설립되었다. 또한, 민간을 위한 농수산 지원 용도로 쓰려던 대일 청구권 자금을 전용해 종합제철소를 건립하였다. 외환 위기 이후인 2000년도, 대한민국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가지고 있던 36% 지분을 모두 매각하였다. 2024년 10월 현재, 36% 정부 지분 중 10%는 자사주, 6%는 국민연금공단, 5%는 미국 기관투자자 블*락, 3%는 신*본제철으로 분산되어 있다.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2000년, 포*코와 신*본제철이 상호출자를 포함한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서로 주식을 보유하게 되었다. 2024년 9월, '신*본제철이 포*코 홀딩스 주식을 전량 매각할 것을 예고했다. 신*본제철이 보유한 포*코 홀딩스 주식은 전체 발행 주식의 3%에 해당하며, 약 1조원에 달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이번 주식 매각은 신*본제철이 추진 중인 미국 철강업체 U*스틸 인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상 인수 비용이 약 149억 달러(한화 약 20조원)에 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U*스틸의 조강생산량은 전 세계 30위권이지만,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우수하다. 따라서, 신*본제철이 미국 내 자동차 강판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포*코 홀딩스는 오너 없는 대기업 혹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 되었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여전히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소유되고 경영되고 있다. 2007년 1월부터 현재까지 포*코 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이다. 공단이란 "경제정책상 또는 사회정책상의 요청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정부의 전액출자에 의해 설립된 법인기업이다." 또한, 2000년 이후 대표이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고 있다. 


2018년 7월 30일, 문*인 정권 시절,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가 마련되어,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또는 국민연금기금 의결권 행사 지침(議決權行事指針)이란 "연기금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이 가입자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투자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포*코 홀딩스는 202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소재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였다. 1960년대부터 존립해 온 영업회사 포*코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폐지하고, 이 기업을 지주회사인 포*코 홀딩스가 이어가기로 했다. 포*코는 비상장사로 남게 되었으며, 100% 지분을 포*코 홀딩스가 보유하기로 하였다.


기존에는 철강영업법인인 포*코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되어 있고, 이 회사가 포*코 인터내셔널, 포*코 퓨처엠 등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었다. 각 자회사가 각자의 이사진을 가지고 운영을 한다고 하여도,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철강회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사회 임원들은 철강업에 가장 초점을 둘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주회사 전환 후에는 포*코도, 다른 자회사들과 같은 자회사가 되었다. 포*코 홀딩스 주주와 이사회 임원들은 모든 자회사를 같은 시선에서 보고 투자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포*코가 비상장으로 남게 되니, 포*코의 주가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포*코의 이익잉여금을 포*코 홀딩스에 배당 해서 이를 타 자회사에 투자를 한다고 해도, 포*코의 주가가 변할리 없어졌다는 의미이다.



현재 포*코 홀딩스의 주력 사업은 2차전지 밸류체인육성이다. 제일 큰 투자는 포*코퓨처엠을 통한 2차전지 소재산업이다. 포*코는 이미 아르헨티나의 리튬 염호를 매입하였고 리튬 생산 설비 건설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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