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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Oct 10. 2022

<선인장의 꿈>

<선인장의 꿈>

                                                                                   김혜진


하드 하나 입에 물고 낡은 슬리퍼를 지익 끌며 느긋하게 산책하고 싶었다.

졸리면 자다 일어나 다시 누워 뒹굴거리고 싶었다.

먼지가 허공을 떠다니고 방바닥 옷가지로 발 디딜 틈 없어  까치발로 다녀도 

설거지 통에 쌓인 그릇을 보고도 게으르게 소파에 누워 시집이나 읽고 싶었다.

내 몸 사방이 방어 가시로 채워져 있다.

죽지 않고 살아 있어 외로운 정원을 미치도록 떠나고 싶었다. 

그때였다.  삼 년이 지나 내게 빨간 꽃대가 올라오더니 우울한 내 삶에 

몽글거리며 간질거리는 살갗이 노란 꽃이 피었다.

있는 그대로 조용히 사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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