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나를 대하는 법

by 지니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데미안중-



인생 최고의 선물은 너라면 쓸거리가 많을 것 같은데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은 나라니.... 내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일까? 슬퍼진다. 이 슬픔은 ‘내가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이 아니다’라는 부정적 명제로 답을 이미 정해버린 것 같아서이다. 머리로 생각할 때는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소중하다. 내가 너무나 소중해 그 무엇보다 빛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은 내가 아니다 라는 가슴의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슴과 머리와의 사이가 가장 먼 여행이라고 하나보다.

나는 늘 가족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주고 있는데도 늘 부족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

이런 마음은 관계 속에서 어디서나 ‘선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무의식의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 자신이 부족하다 생각하니 날 다그치며 많은 무언가를 항상 배운다.

요리 솜씨가 없어 재료가 아깝다는 남편 말에 요리 선생님을 찾아가 10년을 넘게 배웠다. 그리고 학원을 운영하며 지식의 폭을 넓히고자, 셋째를 임신하고도 대학원에 다녔다. 세 아이의 사춘기를 겪으며 둘째까지 대학을 보내고 나니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2년 넘게 꽃꽂이와, 캘리 그라피도 배웠다. 이젠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실습만을 앞두고 있다. 누군가 강요하지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무엇을 줄 수 있고, 만나는 사람이 편안하고 행복해지면 내 기분이 좋아진다.

며칠 전 대학생 둘째 아들과 함께 미용실에 갔다. 손님 두 명이 이미 앉아 있었다. 바닥에는 긴 머리카락들이 여기저기 발에 밟힐 정도로 널 부러져 있었다. 바쁜 원장님 뒤로 빗자루가 보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집어 들어 머리카락을 쓸어 담아 휴지통에 버렸다.

아들은 집에 돌아와 “엄마는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요?”라며 핀잔을 준다.

허드렛일 하는 게 맘에 걸렸었나 보다. 그러자 옆에 있던 막내 녀석이 “ 맞아! 엄마는 오지랖이 좀 심해! 내 친구가 집에 놀러 와도 그냥 뭐 좀 먹이려 하지 마요! 애들이 안 좋아한다고요! 하며 형의 말을 거들었다.

엊그제 약밥을 해서 집에 온 아이들에게 먹인 것을 보고 얘기하나 보다.

“민폐가 아니고선 너희들이 안 하는 거면 잔소리 마라” “명수는 엄마가 안 계시니 따뜻하게 금방 한 걸 먹이고 싶어서 그런 거야! 그런 게 엄마들 맘이야!”라고 말은 하면서 지나침이 있었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만 한 내게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변 사람들과 상황에 관심과 열정이 있는 것은 좋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불편하다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20년간 여러 명의 아이들과 교사와 같이 생활하면서, 나보다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습관이 된 것 같다.

사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모든 문제들이 술술 풀리는 해법을 터득했고, 그 뒤에 따라오는 기쁨들을 이미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 내가 줄 수 있는 능력이 많아 주기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이젠 몸과 마음이 조금은 고달프다. 그래서 나만을 것을 찾아 이것저것 기웃거렸다.

그중 하나가 도서관의 책들과 브런치 작가들의 글로써 친해지기다. 타인이 아닌 내 속에 나를 만나기 위한 여행.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은 나, 바로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려 한다.

50이 넘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내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이 글을 읽는 순간 울컥하며 눈물을 나왔다.


내속에 솟아 나오려는 것. 그것을 찾아 용기 내어 첫 발걸음을 디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