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철학 공손룡의 '견백석'에 대한 나름의 해석
과거에는 수많은 철학자와 그 들의 학파가 존재했다. 철학자들은 존재를 탐구하고, 실체를 쫒았으며, 이성 너머의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사유했다. 그런데 여기, 그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자한 철학 학파가 있다. 바로 제자백가 시대의 ‘명가’이다. 명가 학파의 ‘명가’는 ‘이름과 실체가 일치해야한다’라는 기조로 만들었다. 설명만 들었을 때에는 실제를 탐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학파로 보이겠지만, 실상은 그저 ‘궤변론자’,‘달변가’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제시한 화두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로써는 꼭 한 번 생각해봐야하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
‘명가’학파에 유명한 철학자 중에는 혜시와 공손룡이 있다. 오늘은 공손룡의 이야기 중 공손룡이 이야기한 ‘견백석’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 견백석(見白石)
“흰 돌은 돌이 아니다”
혜시는 흰 돌은 돌이 아니라는 황당무계한 말을 했다. 처음 듣는 사람은 무슨 소리인지 감도 오지 않을 것인데, 공손룡이 위와 같은 말을 한 저의는 이렇다. (1)우리가 흰색의 돌을 바라봤을 때, 머리는 ‘흰 색’라는 것만 인지할 뿐 내가 바라보는 것이 돌인지 무엇인지는 인지 할 수 없다. 그리고 (2) 우리가 돌을 손으로 만졌을 때, 손끝에서 오는 촉감은 ‘단단함’이지, 촉각을 통해 ‘흰 색’을 볼 수는 없기에 돌을 만지는 것 만으로 그 돌의 색깔을 알 수는 없다. (3) 마지막으로 돌이라는 것은 ‘단단한 어떤 것’ 이라는 실체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흰색과 단단함은 공존할 수 없으므로, 흰색돌은 돌이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위 사례만 놓고 본다면, 공손룡은 궤변론자 혹은 괴인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위 사례를 통해 관점과 고정관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우리가 길 위를 걷다가 흰 색이면서 모양이 울퉁불퉁한 동그란 것을 보았을 때, 별 생각 없이 ‘흰색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동그란 것이 말랑거렸다면, 그 것은 흰 돌이 아니게 된다. 우리는 학습 통한 고정관념에 의해 ‘흰 돌’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체는 그러지 않았다. 공손룡은 관점을 달리하여, 고정관념을 탈피 할 것을 ‘견백석’을 통해 은연중에 내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견백석’을 통해 바라본 학습에 의한 고정관념의 탈피는 꼭, 사물에 국한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의 몇 가지 특정한 행동으로 그 사람을 단정 지어 보인다면, 내 인간관계는 고정관념이라는 틀 안에 갇혀, 협소해 질 것이다.
이렇듯, 공손룡이 이야기한 ‘견백석’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관통하는 개념이다. 현상을 단순히 바라볼 때, 발생할 수 있는 고정관념. 그리고 그 고정관념으로 인해 생기는 오해, 다툼, 질투, 시기, 불필요한 싸움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흰 돌을 달리 바라봤던 ‘공손룡’의 생각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