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골프가 어려운 이유

34. 지나치면 지나침

by 골프공작소

불광불급(不狂不及)입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골프는 미쳐도 미치지 않습니다.

잘못 미쳐서 그렇습니다. 그저 휘두르면

날아갈 것이라 믿었죠. 현실은 가혹합니다.

백 번을 휘둘러도 공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힘을 줄수록 더욱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죠.

마음대로 되지 않아 미쳐버립니다.


갑자기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휘두르는 대로, 힘들인 만큼 날아갑니다.

이젠 마음대로 되는 듯해 미쳐버립니다.

연습장은 광란의 도가니로 변해버립니다.


골프는 잘 맞아도 미치고 못 맞아도 미치는데

항상 마음에는 미치지를 못합니다.

골프는 마약과 같습니다. 한번 맞으면 끝내질

못합니다. 한번 안 맞으면 돕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골프를 알았다면

지금 지구는 온통 잔디로 덮여 있을 겁니다.

골프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잘 미쳐야 합니다.


비거리를 품으면 방향이 토라지고

방향을 품으면 비거리가 토라집니다.

둘 다 품으려니 육신의 한계의 속절없음에

누추해집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나하나 정성껏 만든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야 합니다. 스윙을 위한 몸의 움직임을

만들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피드 버텨 낼 몸을 만들 시간이 필요해요.

임팩트 버텨 낼 몸을 만들 시간이 필요해요.

풀스윙 버텨 낼 몸을 만들 시간이 필요해요.

시간을 자꾸 뛰어넘으려고 하지 마세요.

몸 만드는 시간을 생략하려 하지 마세요.

그러지 않으면 시간이 더 많이 듭니다.

허송세월 될 수 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더’도, ‘덜’도 말고 적당한 것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더’와 ‘덜’은 모두 지나칩니다.

잘 될 스윙을 ‘덜’해서 못 미칩니다.

잘 된 스윙을 ‘더’해서 미쳐버립니다.

잘 되는 것을, 잘 되는 그대로를,

잘 되게 유지하는 것이, 잘 되는 겁니다.

한 시간 동안 미쳐버린 아마추어와

종일 미칠 수 있는 프로의 차이죠.


백스윙을 크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너무 작게 하지는 말고요.

백스윙을 크게 한다고 멀리 가지 않아요.

백스윙을 작게 한다고 멀리 못 가지 않아요.

스피드 없는 큰 스윙보다

스피드 있는 작은 스윙이 알짜입니다.

임팩트를 과하게 할 필요 없습니다.

임팩트를 강하게 하려다 보면 엎어지죠.

강한 임팩트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겁니다.


안 맞으면 맞을 때까지 계속 연습합니다.

잘 맞으면 더 잘 맞도록 계속 연습합니다.

이런 계속은 지속을 약속드리지 못합니다.

이런 계속은 졸속이 될 수 있습니다.

똑똑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똑똑한 연습이 영리한 스윙을 만듭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