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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어려운 이유

40. 우드는 함정입니다

by 골프공작소

3번 우드와 5번 우드가 보편적입니다.

3번 우드는 드라이버 다음으로 긴 클럽이죠.

드라이버는 그래도 티를 꽂아 치지만 우드는

맨땅에서 칩니다.

우드는 일단 200m 이상을 보냅니다.

3번 우드는 드라이버 못지않은 비거리를

자랑합니다.


파 5홀 세컨샷이 200m 남았습니다.

상황에 맞춰 5번 우드를 잡느냐, 3번 우드를

잡느냐 선택의 갈림길에 섭니다.

하나를 선택하고 멋지게 날려 온그린에 성공

합니다. 이러려고 탄생한 것이 우드 형제죠.

우드는 그렇게 보내야 하고 그렇게 자랑하는

클럽입니다. 그러지 못하면 우드는 우드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놈은 가볍고 길이가 깁니다.

뭐니 뭐니 해도 길이가 부담스럽습니다.

뒤땅과 탑핑은 기본이고 간혹 잘 맞았는데

끝에서 빙그르르 돌아 산으로 갑니다.

우드의 와이파이 샷과 임팩트 미스는

우드의 전형적인 이중 얼굴입니다.

골프 게임의 매력인 실수를 유도하는

함정 클럽입니다.


우드의 커다란 실수는 OB입니다. 1 벌타

먹고 제자리에서 3타째 샷을 준비해야 하죠.

우드의 귀여운 실수는 탑핑입니다.

우드 같지 않은 샷으로 살짝 쪽팔리지만

조금이라도 밀고 나갔으니 그나마 다행이죠.

우드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는 뒤땅입니다.

공이 거의 제자리 수준에 머물러 있고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쪽팔립니다.

OB와 다를 바 없는 타수가 기대되죠.

결국 동반자들 좋아 죽습니다. 축제입니다.


사본 -골프,우드의 비열한 얼굴.jpg


남은 거리 200m는 100m+100m와 같고

120m+80m와 같고 150m+50m와 같죠.

우드의 제 역할이 감당이 안 될 바엔

깔끔하게 두 번에 나누어 가면 됩니다.

모두가 이러한 사실을 모르지 아니합니다.

그런데 왜 모른 척할까요.

유혹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겁니다.

절대 우드를 잡지 않겠다고 맹세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이 편평한 잔디 위에 살짝 떠서

윙크를 보내면 맹세고 뭐고 없어요.

그냥 우드 들고나갑니다.

연습장에서 10번 중 1번 잘 맞은 기억이

머릿속을 장악해 버립니다.

역시나 실수를 하고서야 뒤늦은 후회합니다.

캐디백에 우드가 없어야 맹세는 가능합니다.


동반자가 무조건 우드를 들고나갈 땐

잘 봐야 합니다. 어드레스 하는 척하며

공을 잔디 위로 살짝 밀어 놓을 수 있어요.

괜히 자기 공이 맞는지 확인하는 척 들었다

놓으면서 잔디 위에 살포시 얹어놓기도 하죠.

그런다고 10% 확률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혹여나 잘 맞아도 치사빤스죠.


우드는 나중 나중에 필요할 때가 있어요.

그때 연습해도 충분하고 오히려 잘돼요.

지금은 오로지 아이언에 집중하세요.

비밀인데, 싱글로 가는 비법 중 하나가

‘아이언을 잘 쳐야 한다’입니다.

우드로 실수를 연습할 시간에 아이언으로

‘정확’을 연습하는 것이 가성비 갑입니다.

우드로 ‘혹시나’를 연습할 시간에 웨지로

갖다 붙이는 연습이 가성비 짱이죠.



알지만 함정에 빠질 겁니다. ‘혹시’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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