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참 일 할 젊은 나이이지만 하나 둘 조심하는 것들이 생긴다. 모두 한 두 번씩 고생을 해 보다 보니, 이제는 먼저 조심하게 된 것들이다.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하거나 과하게 힘쓰지 않기. 기름진 돼지고기 많이 먹지 않기. 12시 이전에 잠에 들기. 어딘가 불편하면 바로 병원에 가기. 저녁 식사는 가급적 가볍게 하기. 예전에는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바로 회복되던 것들인데, 점점 그 회복의 주기가 길어지게 되고, 한번 겪고 나면 허용 가능한 한도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이제는 누가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관리하고 있다.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지나간 삶의 어느 한 지점에 성장이 노화로 전환되는 그 순간이 있었다. 그 고개를 지나고 나면 육체는 점점 내리막을 향해 내려가는데, 마음은 미처 따라가지 못해서 앞으로 조심해야 하는 교훈들을 하나씩 몸소 배우게 된다. 마음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몸이 따라와 주지 못한다니 마땅히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지만 막상 하나둘 제약사항이 늘어갈 때마다 서글퍼진다.
한때 몸은 나이를 먹어가지만 마음만은 더 새롭고 젊게 유지해야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내리막을 점점 느끼게 되다 보니 적절하게 함께 보조를 맞춰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성급하게 미리 짐작하여 겁을 먹고 움츠러들 필요는 없겠지만 착각하여 무리하고 실망하지 않도록 아주 조금씩 천천히 이해하고 익숙해질 일이다.
항상 활발하게 격렬한 운동과 대외활동을 즐기시던 아버지의 거동이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을 보며, 문득 어떤 마음이실까 생각해 본다. 옆에서 보기에는 이제는 더 이상 할 수 없는 여러 일들을 끝까지 하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는 모습을 보면 옆에서 말려야 하나 싶다가도 이미 본인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도 그 차이를 하루하루 실감하고 있으실 텐데 괜히 마음을 더 꺾게 될 것 같아 최대한 하시고자 하시는 대로 두고 있다.
날씨가 더 풀리면 아버지 하고 형하고 한적한 시골 강가로 낚시를 가야겠다. 두 꼬마 형제를 데리고 갔던 그 시간을, 이제는 아버지가 할 수 없다고, 잊게 되었을 그 순간을 선물해 드리고 싶다.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키워낸 두 형제를 보시면 할 수 없는 일들로 혹시 허전해졌을 마음이 따뜻하게 채워지지 않을까.
우리 집에 있는 두 녀석들도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