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8
댓글
1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페이지 성희
Nov 13. 2024
영화 "그린 북" 을 보고
타인에 대한 섣부른 편견과 선입관이 무의미함을 일깨우는 영화
영화
"그린 북"을
처음 보았을 때는 196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영화로 생각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다시 보니
글쓰기를 해서인지 예전과 다른 게 보였다.
주인공인 토니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가 마음에 다가왔다.
또 흑인 차별을 넘어서 잘 모르는 타인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린 북은 그 당시 실제로
흑인들이 여행을 할 때 묵을 곳과 식당을 알려주는 여행 지침서였다.
주인공 토니는 이탈리아 사람이다. 다혈질에 가족애가 깊고,
유색인에 대해 병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
집에 온 흑인 수리공이
마신 유리컵을 쓰레기통에 버릴 정도다.
지인의 소개로 운전기사
면접을 보러 갔는데 하필 흑인이라서 망설인다.
의뢰자인 음악가
셜리는 토니에게 운전사 일 외에 개인 비서 겸
세
탁과 구두 광 내는
시종의 일까지
부탁하지만 토니는 운전기사만 하겠다고 선을 긋는다.
섬세하고, 배려심이 깊은 셜리는 토니의 아내에게 자신으로 인해
남편이 8주 동안 집을 비우게 되니
양해해 달라고 직접 전화를 건다.
아내 돌로레스는 안심하고, 남편에게 매일 전화대신 일정과 안부를
적은 편지를 보내라고 숙제를 내준다.
토니는 그린 북을 갖고
셜리와 흑인 박해가 심한 남부로 연주 여행을 떠난다.
"돈 셜리 트리오의 공연"
섬세하며 힘이 넘치는 공연에 백인 관객들은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토니도 셜리와 가까워졌지만 매일 아내에게 쓰는 편지 글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어디 가고 뭘 먹고 잤다는 메모 같은 보고서였다.
그린 북대로 찾아간 숙소는 말 그대로 허름했다.
셜리는 무대 위에서 환대를
받아도 무대를 내려서면
다른 대접을 받았다.
때때로 흑인
혐오자들에게 마구 폭행까지 당했다. 셜리에게 이런 일은 일상이었다
심지어 같은 흑인한테도 자신들과 다른 대우를 받는다고 외면당했다.
사실 북부가 아닌 남부에서 공연은 셜리의 제안이었다.
아무리 그가 탁월한 천재성을 지닌 연주자래도 사람들이 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용기가 필요했다.
험난한 남부 순환 연주여행이 조금이나마
그들의 편견을 깨는
기회가 될 거라 믿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이유다.
한편 토니의 편지를 보다 못한 셜리는
엉망인 맞춤법과 딱딱한 문체의
글을 다듬어
로맨틱한 연서로 바꿔 놓았다.
"당신을 생각하면 아이오와의 아름다운 평원이 떠올라.
당신과 처음 만난 날 사랑에 빠졌고, 사랑에 빠지는 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었어. 오늘도 당신을 사랑해."
완성된 편지는 아내에게 남편의 빈자리를 대신할 위로를 주었고,
함께 듣는 여동생과 시누이에게는 설렘과 낭만을 담은 선물이 되었다.
연주 여행을 하며 둘은 내면의 비밀도 공유하고, 옛 동료의 제안으로
일자리를 얻기도 하지만
끝까지 의리를 지키며 남은 일정을 이어간다.
간간히
다툼
이 있다 해도
편지 앞에 머리를 모으면 스르르 풀렸다.
마침내 토니는 자신의 마음이 담긴 진짜 편지를 쓰게 되었다.
"당신을 떠올리면 당신이 집 같다는 생각을 해.
예쁘게 불이 켜져 있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집~"
예전이라면 자신에게서 나오지 못할 문장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폭설을 뚫고 무사히 집에 도착한다.
셜리는
토니의 편지로 인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삶의 의미를 알게 되고
처음으로
토니의 가족들과
따뜻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낸다.
마음에 울림을 주는 멋진 로드 무비,
인생 영화다.
영화가
펼쳐지는
여정
내내
인종
차별이라는
편견을 깨고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사소한 글도 진심을 담는
그릇이 되고 타인의 인생관까지 바꾸는 지침서가 된다는 걸 배웠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
keyword
인종차별
그린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