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늪에서
숫자를 적게 되었을 때, 그리고 그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나는 그 "부채"라는 것에 이골이 나 있는 상태였다. 부모님은 부채 또한 "자산"이라고 생각하시는 듯했다. 그 모든 걸 갚을 수나 있을지 나는 의문이었다. 전쟁하던 국가들도 따서 갚을 게라는 말을 하던 걸 보면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는 모양이다. 그것이 나의 부모님이라서 더욱 안타까웠지만, 그럴지라도, 나의 가치관을 부모님께 강요할 생각은 아니다. 그러니까. 숨기면 숨겼지. 뭔갈 말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집 안에서의 힘 싸움도 "돈"으로 이루어진다. "친척네 누구누구는 용돈으로 몇십만 원을 줬다더라." 하는 이야기에 온종일 머릿속을 유린 당한다. 그래서 아무 이야기도 듣지 않기 위해서 어떤 곳으로 도망쳐야 한다. 그것이 어느 곳이든 좋다. 그냥 아무것도 없는 곳이면 더욱이 좋다. 그저 글만 쓸 수 있는 곳이라면, 나는 그 세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소위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자들이 있다. "마케팅"에 걸려든 자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소비를 "합리화"한다. 수많은 어휘로 이뤄진 늪에 빠져드는 것이다. 샤워기의 구멍을 청소한다는 솔은 치간 칫솔과 만드는 구조가 같다. 그러니까. 같은 물건이라는 것이다. 그냥 "이름"만 바꿔 달았는데도 그 공장은 또 다른 제품으로 탈바꿈해서 판매할 수 있다. 게다가 더 비싸게 말이다. 그러니까. 그런 시장 풀을 조사하고, 유튜버들이나 블로거들에게 광고를 맡긴다. 그냥 대부분의 구조는 이러하다. 그것은 보통 "임금" 구조 내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그 안에서 "자본 증식"의 도구로 금융 상품을 들이미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런 것 중 금융 자본만을 믿었다. 그 구조 내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 많은 공부를 거듭했다. 그리고 나는 "배당주 투자"에 대부분을 걸었다. 펀드라면 아마 법인 이름에 "배당주 인베스트먼트" 이런 식의 이름이 붙여져 있지 않을까. 그런데도, 나는 투자를 받지 않았다. 그저 엄마와 아버지가 주는 "용돈"으로 할 생각이다. 그럼에도 5년 뒤가 아니라면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채는 탕감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탕감하기 위한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 나는 "5년"이란 시간을 잡았다. 그 구조를 계속해서 내 뇌에 고착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일체 차단해야 한다. 그 사람들과 "연결"을 절단해야 한다. 그것은 꼭 감정적인 도구를 통해서 이뤄질 필요는 없다. 서서히 서서히. 물리적 관계의 단절도 있겠지만, 우선 독립이라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생각이다. "팟캐스트", "얼룩소", "블로그", "브런치", "주식", "금", "비트코인"이 모든 것들의 구조화에 있어서 수학적 기법의 활용은 중요하다. 대략 몇 %를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하나의 게임에서 얼마를 벌 수 있느냐가 달라지니까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투자를 받지 않을 생각이다. 온전히 자기 자본만으로 이뤄낼 것이다. 내가 내 노동으로 이뤄낸 임금 수익과 금융 자본 수익들 그 구조들 속에서 이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