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한 상식적인 이야기들

<열한 번째 글> 스토리 7. 히틀러는 연극배우입니다

by 김용태

연극적인, 몸과 몸의 만남은 메시지 전달 및 치유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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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 장면입니다. 히틀러는 연극배우라고 했습니다. 히틀러의 전(前) 직이 연극배우였다는 말이 아닙니다. 군중에게 이념을 선전하고 세뇌하는 방식이 연극적이라는 말입니다. 이 사진들을 보면 한 편의 연극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요?


히틀러는 높은 단 위에 올라서 있고 뒤편에는 거대한 나치 휘장이 나부낍니다. 마치 잘 세팅된 연극 무대와도 같습니다. 히틀러는 다양한 액션을 취하면서 소리 높여 나치 이념을 선전하고 결속을 외칩니다. 배우 같습니다. 단상 아래는 수많은 나치 당원들이 공연에 몰입한 관객처럼 히틀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열띤 환호를 보냅니다. 히틀러라는 배우와 나치 당원 관객이 혼연일치 되어 열광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할 수 있지요.


이 역시 히틀러의 몸과 군중의 몸이 만나는 장면입니다. 만남의 목적은 이념 교육 및 선동이지요. 군중은 메시지에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메시지 전달 효과는 몸과 몸의 만남을 통해 극대화합니다.


이렇게 보면, 교회 예배도 다분히 연극적이라 하겠습니다.


교단은 무대이고 플로어는 객석입니다. 주연 배우는 그날 설교를 담당한 목사님이고, 예배 사회자나 기도자는 아마도 조연일 것입니다. 성가대는 연극 효과를 돕기 위한 코러스입니다. 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은 관객입니다. 이 역시 몸과 몸이 만나는 공간입니다. 목사님의 설교 목적은 기독교 메시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지요.


목사님이 아무런 동작 없이 몸을 고정한 체 무미건조한 톤으로 암송하듯 설교를 한다면 성도들에게 효과적일까요? 성도들은 하품을 하고 졸기도 하겠지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동작과 다양한 목소리의 톤, 그리고 찬양대 등 여러 조연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성도 관객들은 “아멘” 소리를 외치며 호응합니다. 몇 년 전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오랫동안 많은 교회에서 온라인 비대면 예배를 진행하였습니다. 효과는 대면 예배에 비해 미미했습니다.


연극은 심리치료에도 활용됩니다.


정신과 의사와 환자들 사이에서 설문이나 의학적인 관찰 이외에도 몸과 몸이 만나는 연극적인 상황이 진찰과 치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연극치료는 연극적인 기법을 통해 개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문제들을 드러내는 기법입니다.


연극의 본질 중 하나가 내가 타인이 되어보는 경험이고 그 경험을 무대라는 공간에서 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나는 나 이외의 존재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배우의 존재 가치는 다양한 역할로 분화되는 데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란 어떤 배우가 다른 인물이 되어 경험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겪고 보여주는 과정입니다.


공연마다 맡은 역이 달라지다 보니 배우는 다양한 경험을 체험합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녀 역할이었다면 다음 공연에서는 공주 역일 수도 있습니다. 심리치료는 내가 그 역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내가 나만의 경험 속에 몰입되면 나는 그 경험에만 익숙해져 나의 다양한 다른 모습들을 객관화하여 보지 못합니다.


역할극을 통해 다른 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내가 보지 못했던 나의 이면을 보게 됩니다. 심리치료는 연극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나를 관찰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히틀러의 연설, 목사님의 설교, 연극치료 등등은 연극의 에로틱함을 현실적인 효용성 제고에 적용하는 연극적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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