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글> 스토리 8. 우리의 삶은 한 편의 연극입니다
"Theatrum Mundi, 우리의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다"
살아가면서 “극적이다”느니 “연극적이다”느니 하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거나 듣게 됩니다. 삶의 구석구석을 연극 관련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지요. 그만큼 연극과 우리의 삶이 참으로 가깝다는 말일 수 있습니다.
연극은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말과 행동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 가장 직결되는 매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연극의 효용성 또는 이념적 용도가 있는 것입니다.
연극의 속성 중 하나는 지극히 현재성과 현장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입니다. 연극 무대 위의 모든 상황은 현재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연극의 모든 대사는 기본적으로 현재형입니다. 현재성은 현장성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현재의 문제를 다룬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먼 과거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현재로 가지고 와 현재의 문제를 생생하게 반영하고 재현합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무대 위의 상황에 대해 더 절실히 공감하게 됩니다. 관객들은 현재의 문제가 어떻게 극화되는지 보기 위해 극장을 찾습니다. 어쩌면 연극은 동시대를 알려주고 설명해 주는 생생한 교육 또는 뉴스 보도 매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극은 우리의 삶과 아주 밀접합니다. 또는 우리의 삶 그 자체이기도 하고요.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에는 삶을 한 편의 연극처럼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연극과 같습니다. 이런 전통에서 나온 말이 "세상은 극장, 연극이다"라는 구절입니다. 라틴어로 하면 "테아트룸 문디 Theatrum Mundi "이고 영어로는 "Theater of the World "입니다. 세상은 또는 우리의 인생은 연극처럼 돌아갑니다.
기독교 세계관에서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신은 모든 것을 주관하면서 사람들에게 때맞춰 역할을 부여하고 맡은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이끄는 연출가와도 같습니다. 그렇게 신은 연출가이고, 우리는 배우이고, 살아가는 현장이 무대이며, 막마다 장마다 다른 역할이 부여됩니다.
가령, "나 "의 인생 무대는 이렇습니다.
1막 1장은 출생 장면으로 갓난아이의 역할입니다. 대사는 응애 울음소리뿐입니다. 1막 3장쯤 되면 초등학교 입학생 역할을 맡게 됩니다. 연출가 신이 지시하는 대로 최선을 다해 그 역을 수행해야 합니다.
2막 2장쯤에 이르면 대학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 역할이 주어지고, 3막 1장쯤에 이르면 무대는 결혼식장으로 신랑 역입니다. 4막 어느 때쯤 무대 장식을 보니 같은 결혼식장이지만 이번에는 아버지 역할입니다. 자녀를 떠나보내는 아쉬움 반 자녀의 새 출발에 뿌듯함 반을 연기합니다. 5막 1장, 무대는 정년퇴임식장입니다. 인생의 후반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5막 5장 드디어 최종 장면에 이르렀습니다. 나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고별인사로 햄릿의 마지막 대사를 떠올렸습니다. 햄릿은 "나머지는 침묵 The rest is silence "이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무대 조명은 꺼지고 커튼이 내려옵니다. 연출가 신도 혼신의 연기를 다 한 "김용태"라는 배우에게 박수를 쳐주며 노고를 치하하겠지요. 이렇게 우리의 삶이라는 한 편의 연극이 막을 내립니다.
인생은 연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