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글> 에피소드 1. 유럽의 성당 탐방기-연극과 무슨 관계?
저의 여행 취향은 뒷골목 형입니다. 어느 지역을 방문할 때 유명 유적지나 풍광 또는 랜드마크 건축물을 찾기도 하지만 그런 곳들은 제 여행 취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필수 유명 방문지에서 눈도장 한번 찍고는 주변의 인파에서 물러나 한적한 뒷골목으로 접어들고는 합니다. 지역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조용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
집집마다 다른 현관문들을 감상해보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이 애용하는 마트나 시장에 들러 이곳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보기도 합니다. 허기가 지면 동네 사람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그 지역만의 분위기와 맛을 즐기고는 합니다.
유럽 여행을 가면 지역마다 대표 방문지들이 있습니다. 가령 로마를 방문하면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을 누구나 찾겠지요. 물론 저도 그랬습니다. 성당의 내부는 온갖 장식과 성상들로 웅장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성당 입구 쪽에 위치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에 감동받고, 옆 시스티나 성당에 가면 역시 미켈란젤로가 4년 동안 누워서 그렸다는 <천지창조>를 만나게 됩니다. <천지창조>를 보면서, 물감이 눈으로 떨어지는 고통을 감내하며 그 대작을 완성했던 미켈란젤로 생각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발길을 로마의 뒷골목 주택가로 돌렸습니다.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한적한 동네마다 자그마한 성당 하나씩은 있더군요, 그러나 성당으로 갖춰야 할 것들은 소박하게나마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었습니다. 감동은 여전했습니다.
성당 외부의 여러 조각상들, 내부의 성인들의 성상과 성화들, 커다란 십자가에 새겨진 예수의 피 흘리는 상 등등은 규모와 관계없이 비슷했습니다.
파리 여행 중 노트르담 성당에서 미사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2019년 화재 이전입니다. 성당의 안내서를 보니 일요일 오전 영어 미사가 있었습니다. 성당에서의 미사는 처음이었고 그 경험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그러나 미사 경험에 대한 총평은 너무 복잡했다는 것입니다. 순서지에 인쇄되어 있는 라틴어 교독문 낭송, 함께 읊어야 할지 아닌지 모를 암송문, 앉았다 일어나기 등의 반복으로 어쩔 줄 몰라 자꾸 옆자리 서양 사람을 힐끗힐끗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모태신앙 기독교인인지라 일요일이 되면 교회를 찾는 것이 세상 죄를 조금이라도 씻는 일이라 믿고 있습니다. 교회 안으로 들어설 때 종종 유럽 여행 중 들렸던 크고 작은 성당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합니다.
성당에 비해 개신교 교회 내부는 정말 심플합니다.
일단 예배 절차가 간단합니다. 교회에 걸린 십자가에는 예수님상이 없습니다. 성상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개신교의 우상타파 교리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개신교 교회와 가톨릭 성당의 이러한 모습 차이가 서양 연극사에서 극장 폐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덧붙여, 연극과 종교는 참으로 지긋지긋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도요?
그래서 다음 스토리에서는 종교와 연극의 애증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