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한 상식적인 이야기들

<네 번째 글> 스토리 2. 그렇지만 종교 때문에 극장 문이 닫힙니다

by 김용태



Hubris (/ˈhjuːbrɪs/; from Ancient Greek ὕβρις (húbris) 'pride, insolence, outrage'), or less frequently hybris (/ˈhaɪbrɪs/), is extreme or excessive pride or dangerous overconfidence and complacency, often in combination with (or synonymous with) arrogance.



연극은 시작부터 종교 교육 역할도 담당해 왔습니다.


흔히 서양문화의 뿌리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 두 가지를 듭니다. 전자는 그리스 문화를 후자는 유대교(기독교) 문화를 지칭합니다.


헬레니즘은 제우스 등 올림푸스 신들의 다신교 문화입니다. 헤브라이즘은 여호와 신만이 존재하는 유일신 문화입니다. 여호와 신은 인간과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교류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인간들이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절대 신이지요.


반면 그리스의 신들은 인간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즐겨합니다.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도움을 주기도 하고, 질투도 하고, 때로는 인간들과 사랑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리스인들에게 종종 만만하게 보일 정도였지요. 헬레니즘, 그리스 문화는 그래서 인본주의의 뿌리이며, 동시에 연극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이렇다 보니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인간들이 신의 경지를 호시탐탐 노리면서 감히 신과 같아지고자 하는 “오만함”이 발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스 사회에서는 이런 오만함을 “휴브리스 hubris”라 하면서 인간들이 짓는 최악의 죄로 여겼습니다. 반대로 인간들이 준수해야 할 최고의 미덕은 중용, 절제 등이었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격언을 많이 들어보셨지요?


흔히 이 격언의 원조는 소크라테스라고 알고 있지만, 원래는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에 새겨져 있던 경구이었습니다. 도대체 우리 자신의 무엇을 알라는 것인가요? 신전에 새겨져 있었다니 일단은 종교적으로 해석해야겠지요. “인간들이여 그대들은 결코 신이 될 수 없다.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알고 지켜라”라는 것이 원래 의미입니다. 종교 규범이었습니다.


당시의 연극은 단순한 오락 매체를 넘어 이러한 종교적 규범들을 교육하는 교육 매체이기도 하였습니다.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내 “연극은 단순히 오락 매체가 아니라 교육 매체이기도 하다”라는 말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리스에서의 연극의 흥행은 로마로 이어지고 그리스 못지않게 여러 장르의 연극이 성행했습니다. 그런데 종교 때문에 로마에서의 연극은 종말을 맞게 됩니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4세기 초반 로마의 기독교화입니다. 기독교는 연극을 거부하였습니다. 기독교가 근본적일수록 연극에 대한 반감은 컸습니다.


엄격하게 고정된 위계질서를 신의 뜻으로 해석했던 기독교 지도자들은 무대 위에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신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간주하였습니다. 평민에 불과한 배우가 왕이나 신의 역할을 하는 일은 용납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내용도 종교지도자들의 눈에는 음탕하기 그지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기독교 지도자들이 연극 극장을 “사탄의 회당 Synagogue of Satan”이라 비난했고, 이는 16~17세기 영국의 청교도들에게서도 반복됩니다. 결국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정하면서 연극은 쇠퇴의 길을 걷다가 중세 시대 결국 종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서양의 초기 연극사에서 보면 연극은 종교에서 시작해 종교 때문에 끝을 보는 것이지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중세 말기 연극이 극적으로 부활하게 된 곳은 다름 아닌 교회였습니다.







작가의 이전글연극과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한 상식적인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