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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서띵나라 Nov 04. 2024

제10화 새벽에 울다

<엄마 가지 마.. 엄마가 곧 사라져..>


 며칠째이다. 새벽에 꾸는 꿈이 심상치 않다.

전부 돌아가신 분들이 차례로 나온다.

불안하다.

엄마의 몸상태가 최악이다.

 우울증으로 시작된 우리 엄마는 기억을 잃는다. 뭘 먹었는지. 약은 먹었는지.. 자꾸만 자꾸만 생각이 안 난다고 한다.

 엄마의 흐트러진 모습에 화나고

아무렇게나 입고 나간 외출이 짜증 난다.


새벽녘 잠결에 엄마를 불렀다.

엄마~~~ 엄~~ 마~~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솟구쳐 오르는 게 아닌가!!


옆에서 자고 있던 남편이 놀라서 묻는다.

왜?? 왜 그래?

......

으으윽... 꿈꿨어..라고 둘러댔다.

꿈을 꾼 게 아니라 그냥 엄마가 가여워서 운 거야

라고 말을 못 했다.

다행히 더는 묻지 않았다.

한 번만 더 물어보면 짜증을 내려고 했었다.


하루종일 아무 할 일없이 늘어지게 사는 삶을

엄마는 힘겨워했다.

평생 일만 하고 놀 줄 모르는 엄마가 안타까워서

목구멍에서 올라온 울분이 가시지를 않는다.


엄마 오늘 모 했어?

그냥 아~무겠도 안 했어.. 그냥 가만히 앉아 있었어... 라며 세월을 때우고 있었다.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눈빛

멍한 눈빛은 기억을 파먹고 엄마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엄마는 입을 닫았다.

말하는 입도, 먹는 입도 말이다..

점점 야위어 가는 엄마에게 오늘은 설렁탕이라도 먹자고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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