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내나는하루 Apr 28. 2024

일어나, 2024년이야!
& 빅브라더 블록체인

백남준 아트센터 전시회 관람 후기









주말이라, 

또 미술관과 전시회를 찾아댄다.

오늘은

자주 지나다니기만 했던 

아트센터를 방문하기로 한다.


사실, 백남준 작품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마땅히 갈 만한 곳도 없고

가깝고 입장료도 없다고 해서

별 기대 없이 방문했었다.



'일어나, 2024년이야'

'빅브라더 블록체인'

라는 두 전시가 진행 중이라는데

일단 큰 기대가 없었다.


현대 미술은 웬만해서는

이해가 잘 안 가기 때문에

'일단 가서 작품 보면서

글귀나 대충 읽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출발한다.







근처에 도착해서 조금 걸었다.

경기도박물관,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백남준 아트센터

붙어있는 한 덩어리 같았다.


'다음에는 경기도 박물관도 

방문해 보자'

라는 마음으로 경기도 박물관을

지나치면서

백남준 아트센터로 향한다.






곧 백남준 아트센터가 나타났고,

백남준 아트센터는

검정 유리에 곡선이 멋진

파도를 연상케 하는 유리 철골 구조물이었다.


유리를 이용해서 곡선 건물을 

짓는다는 건 

건축학적으로 굉장히 고도의 기술을 요하고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었다.




조그마한 입구문이 보였다.

'이게 입장하는 곳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입장해 본다.


직원분이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입장권을 먼저 주신다.

입장권을 달라고 말한 적이 없는데,

건네주신다.

일단, 어버버 하면서 받는다.


도슨트 시간대가 적혀있었다.

오후 4시에 시작하는

도슨트를 듣기로 결정했다.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4시까지 내가 기다릴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일단 혼자서 

투어를 좀 해본다.


1층에는 영상물이 나오고 있었다.

세계 1,2차 대전을

다 겪은 사람이라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고 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이라는 작품이다.

미스터 오웰은 소설

'1984'를 지은 작가이다.


이 소설의 주 내용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고 있다.

초월적 힘을 가진 존재가

권력과 정보를 모두 가진 미래를 묘사한다.


백남준은 이에 반대하여,

미래를 긍정적이고

밝고 희망적으로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과학기술, 통신 기술이

미래의 우리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인류에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꿈꾸는 작품이다.




한편에 'TV 첼로'가

전시되어 있다.

이는 원작품과는 다른

재작성품이다.


원작품은 실제로 첼로 현을 켜면

소리도 난다.

하지만, 전시장에 있는

작품은 소리는 나지 않는다.



'TV 부처'는

부처를 카메라로 찍어

영상으로 상영해 주고 있는 작품이다.

나는 이 작품을 보고

묘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영상을 통한 세상에

갇혀 살면서,

현실을 살아간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다.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SNS 속에서 

허우적대면서 우리는

진실은 잘 모른 채,

각색된 사실 속에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전시장을 돌아다니다가

바닥에 백남준 작가가 쓴 

글귀를 카메라로 막 찍었다.


'오늘날 예술가들이 붓, 바이올린, 폐품으로

작업하듯이 

언젠가 축전지, 전열선, 혹은 

반도체를 가지고 작업하게 될 것이다.'



아, 이 말에 정말 긍정하는 게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

'올해의 작가상 2024'

를 관람하고 왔다.


거기서 1위를 한 작가의 작품이

바로 로봇을 가지고 만든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권병준'이라는 작가였다.


이 작가가 로봇을 활용하여

인류세(인간세) 다음에는 로봇의

세상이 올 것이다.

그때의 로봇들이 모두

쓰임새가 있는 로봇들만 활동하는 건

아닐 것이라 생각해,

쓸모없는 행동들을 하는 로봇들을

작품으로 제작해 전시하고 있었다.


백남준 작가는 '권병준'작가를

미리 알아본 걸까?





내가 마지막으로 본 작품으로

제일 미적으로 아름답다고 느낀 작품은

삼손 영

'제단 음악(우유부단한 신자를 위한 전례)'

라는 작품이었다.


미적으로도 아름답지만,

거기 있는 스피커들이 내뿜어대는

사운드가 너무 아름다웠다.


근데, 작품의 소리 원천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짜 뉴스에서 만들어진

단어들을 음향으로 변조하여

스피커로 나오게 한 소리들이었다.


소리의 원천은 어쩌면

'오염된, 더러운'

것들일 수 있는데,

그 단어들이 만들어 낸 소리는

'아름다운, 세련된'

것이었다.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빅브라더가 제공하는

진실이던, 거짓이던

신성시된 정보와 사실 속에서

올바른 혜안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일어나, 2024년이야!

전시와

빅브라더블록체인은

연결되는 전시라고 한다.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에서 벗어나,

백남준과 현대의 작가들이

빅브라더에 대응하는

블록체인들인 우리가

미래를 긍정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전시를 적당히 구경하고

밖으로 나와서

산책을 잠깐 했다.

곡선의 건축물도 훌륭했는데,

뒤편의 곡선의 벽면은

더 아름다웠다.

돌을 쌓아서 곡선을 만들다니,

이건 2배의 힘이 들었을 텐데...

하며 걷는다.


빅브라더 vs 블록체인

이 사이에 나는 어디쯤 위치하는지

궁금해하면서

산책을 마무리한다.



#백남준아트센터 #빅브라더블록체인 #백남준아트 #백남준전시 

#백남준작품 #굿모닝미스터오웰 #빅브라더 #블록체인아트 #블록체인미술

#일어나2024년이야 #삼손영










작가의 이전글 예술가는 자신만의 철학과 스토리텔링이 있어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