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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내나는하루 Apr 28. 2024

뮤지엄산에서 산책하고 커피 마셨던 날

뮤지엄산 방문 후기




주말이다

강릉까지 가야할 일이 있었는데

중간 지점에 적당히 들를 만한

유명 관광지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며

네이버 지도 앱을 연다


정중앙쯤에 해당하는 지점에

원주 유명 미술관,

뮤지엄산이 검색됐다




예전에 인문학 관련 교양 강의

들으면서 소개받은 미술관이었다

나는 그때 처음 들었었는데

이미 꽤 유명한 미술관이었던

모양이다


주변의 몇몇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때는 안도 다다오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고

야외 정원과 조각공원은

산책이 안된다고 했었다

그래서 그때는 안 갔다.


지금은 종이 박물관과

야외 정원 모두 관람이 가능했다

뮤지엄산은 한솔문화재단,

한솔 제지의 소유라서

종이 관련 박물관이

있다고 들었다


암튼, 나는 박물관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종이박물관은 기대하지 않고

야외 조각 공원과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기대하고 간다




주차장부터 마음에 들었다

우둘투둘하게 만들어

속도를 늦추게 설계한 바닥,

돌로 적당한 높이의 벽을 쌓아

만들어 안정감 주는 벽,

나무가 연상되는 우드톤의 돌.


주차를 잘 하고 매표소로 간다

사람들은 적당히 웅성거리며

서 있었다

줄은 길지 않았고

나는 네이버 예약이 귀찮아서

사람에게 매표했다



할인도 조금 받고

2매를 결제한다

직원이 팜플릿을 보면서

적당한 동선을 안내해 준다


10-15분 정원 산책 후,

종이박물관 앞에서

도슨트를 들으면 된다고 했다.

종이 박물관 해설은 약 30분 가량 소요된다.

그 후, 스톤가든으로 가서 걷고

카페로 돌아와 커피를 마시면

된다고 했다.



우리도 이렇게 계획하고 걷기 시작했다.

근데 종이 박물관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우리는 커피 수혈이

 급했기 때문에

바로 카페에 가기로 했다.


뮤지엄산은 멋진 풍경과

값 비싸지만 정말 맛있는

커피로 유명하다.

드디어, 나도 가보는 구나!




카페는 통창으로 일단 구획이

구분되어 있었고,

입장은 그 통창의 공간을 끼고

빙 돌아가야했다.


이 또한 안도 다다오의 설계구나, 싶었다.

공간을 벽으로 감싸서

돌아가게 만드는

그 만의 설계 특징이다.

뮤지엄산에서도 보인다.




본태박물관에서 보았던

그 공간 구성과 벽의 조성이

또 생각났다.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외부 공간으로 빠져나와

자리를 먼저 잡는다.

산이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안 쪽으로

쭉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적당히 소지품을 내려두고

자리를 맡아둔다.

다시 매장안으로 들어가서

커피 메뉴를 쭉 훑어본다.


예전 인문학 강의에서는

제일 비싼 커피가 11000원 내외였던 걸로

기억했는데,

오늘 가서 보니 최고급 커피가 25000원이었다.

입장료가 17000원이었는데,

응? 이게 합리적인 가격일까?



2.5만원을 지불하기엔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적당한 커피 메뉴를 고른다.


가격 + 설명문이 나를 사로 잡았다.

커피의 여왕, 반 고흐가 사랑한 커피

'예멘 모카 마타리'

내가 좋아하는 고흐가 좋아했던

커피라니 나도 궁금해졌다.

뮤지엄 시그니처 라떼도 같이 주문한다.




커피를 주문하고

각자 화장실을 좀 다녀온 후

커피를 받아들고

외부로 다시 나간다.


캬~ 마타리 커피는 그 자체로도

굉장히 진하고 다양한 풍미를 가졌다.

적당한 바디감, 아주 약간의 산미,

고소함.




핸드드립이 이렇게 중후한 맛을

주는 작품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커피 머신으로

에스프레소만 뽑아먹는 내게,

오랜 만의 핸드드립은

또 다른 기분을 선사해줬다.


뮤지엄 시그리처 라떼는

적당히 단맛과 오묘한 풍미가 담겨있었다.

살짝 가볍고 고급진

바닐라 라떼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면서

재테크에 관련한 대화도 좀 나눴다.

각자의 재무 계획과

증권사 어플을 좀 공유하면서

새로운 금융 전략에 대해 또 도모해본다.


스톤공원으로 간다.

우리나라 8도를 돌무덤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안도 다다오도 좋아하고

조각 작품도 좋아하는데,

도무지 이 돌무덤이 의미하는 바가 뭘까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스톤 공원 안에

백송이 심겨있었다.

백송은 중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몇 없는 나무라

굉장히 귀하다고 알고있다.



예전에 서립시립미술관 앞인가,

덕수궁에선가

둘 다에선가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너무 반가웠다.

이번에는 만져도 본다.



잎은 솔잎이라 하지만,

새순인지 아주 부드러웠고

줄기는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백송이 아니라, 은송으로

개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항상 볼때마다 생각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매번 미술관, 박물관, 전시회, 유적지

돌아다니면서 보고 듣는 게

다 여기저기서 발휘되는 것 같다.



뮤지엄산은 오크밸리cc 바로 옆에

위치해서 오가면서 골프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 날은 날씨가 너무 좋았다.

우리는 산책을 미술관에서 했지만,

그들은 골프장 잔디밭에서 하고 있었다.



'너도 나중에 저렇게 인생 즐기면서, 살아~'

라고 말해준다.

나도 나중에 아마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다.


뮤지엄산은 봄, 가을 당연히 좋을테고

겨울 눈 내린 산을 카페에서 넋 놓고

바라봐도 좋을 것이다.




강릉가던 길에 좋은 미술관

관람하고 싶다면

뮤지엄산 꼭 한번씩은 가봤으면 좋겠다.

입장료가 아주 저렴하지는 않으나

그 가치는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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